[잠실 토크박스] “(홍창기) 시즌아웃 나올까봐 잠을 못 잤어요”… 시름 잠겼던 염경엽, 큰 한숨 돌렸다

염경엽 LG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래도, 천만다행입니다.”

 

프로야구 LG와 키움의 시즌 5차전을 앞둔 14일의 잠실야구장.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더그아웃에 들어선 염경엽 LG 감독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한껏 서려 있었다. 전날(13일) 경기 9회초 수비에서 불의의 부상을 마주한 외야수 홍창기 때문이다.

 

파울 타구를 잡으려고 함께 모여든 1루수 김민수와 충돌해 왼 무릎 통증을 호소한 그는 끝내 일어서지 못하고 구급차를 탔다. 붙박이 우익수이자 선발 타순 가장 앞자리를 한결 같이 지키던 선수다. LG의 모든 근심이 그에게 향했다. 감독은 물론 수훈선수로 선정된 오스틴 딘도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고사했을 정도.

 

불행 중 다행으로 검진 결과상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였던 인대 파열을 피했다. 좌측 무릎 외측 경골 관절 미세골절 진단이고, 수술 계획은 없다.

 

LG 홍창기(가운데)가 지난 13일 잠실 키움전 9회 수비 도중 1루수 김민수(오른쪽)와 충돌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염경엽 LG 감독은 “조마조마했다. 시즌아웃이 나올까봐 잠을 못 잤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피로의 끝에 안도의 숨을 내쉴 결과가 도착한 덕에, 그의 표정에는 옅은 미소가 함께 자리했다. 염 감독은 “(팀에) 부상이 안 나와야 하는데,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부기 빠지고 재검을 해야하지만 지금까지 인대 손상 소견은 없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분간 홍창기 없는 경기를 펼쳐야 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 사령탑은 “일단 1번 타자는 (박)해민이로 가고, 안되면 (문)성주로 간다. (신)민재도 잘 준비해서 1군 올라오면 생각해보려 한다. 외야 빈 자리는 백업 1번으로 준비했던 찬의가 나선다. 2군에 (안)익훈이도 생각했는데, 엄지손가락 인대 손상 때문에 후반기에나 가능하다. 첫 기회를 찬의한테 많이 줄거다. 창기도 과거에 (이)천웅이 다친 자리로 와서 성공했다. 기회를 잘 잡아서 본인한테도, 팀한테도 플러스 알파가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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