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내 꺾이지 않았다. 남자프로농구 SK가 또 한 번 생존에 성공했다. 절벽 끝에서 두 발짝을 더 옮긴 가운데 역전 우승을 목표로 창원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SK는 13일 홈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5차전을 86-56(24-23, 25-15, 24-11, 13-7) 값진 승리를 따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할 수 없는 상황서 두 경기 연속 기사회생에 성공하며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기세가 무섭다. 이틀 전 4차전 완승(73-48)을 통해 살아난 분위기는 한층 단단해졌다. 시작부터 3연패를 떠안으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정규리그 1위의 품격을 회복하면서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시리즈 내내 고전하던 외곽슛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한 게 돋보인다. 이날 전반에만 3점슛 13개 시도, 6개를 성공시켜 LG의 예봉을 꺾었다. 속공 전체 득점(12-2)은 크게 앞섰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경기 초반 주도권이 정말 중요하다. 스피드를 올려 우리가 잘하는 농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말을 부응하듯, SK는 단 1분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전반부터 강력하게 흐름을 움켜쥐며 코트 위를 내달렸다. 전술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집중력까지 모든 면에서 우위를 연거푸 점했다.
그 중심에 선 주역 안영준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품격을 뽐냈다. 1쿼터부터 기어를 바짝 올리더니 림을 거듭 가르며 격차를 벌려나갔다. 그는 이날 3점 2개 포함 21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가운데 3쿼터 중반 속공 반격 상황에서 나온 베테랑 가드 김선형과의 콤비 플레이는 단연 ‘백미’였다.
팀의 경기력 회복 역시 반갑다. ‘에이스’ 자밀 워니는 강한 에너지 레벨을 토대로 화력을 더했다. 2쿼터에만 10점을 몰아치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끊는 폭발력을 선보인 것. 그는 안영준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많은 득점(17점)을 올렸다. 김선형도 3쿼터 중반 돌파 후 번뜩이는 레이업 장면을 만드는 등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내친김에 리버스 스윕(역싹쓸이)을 꿈꾼다. 한국농구연맹(KBL) 역사엔 전례 없는 0% 확률에 도전하고 있다. 챔프전 통틀어 1∼3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4연승으로 역스윕 우승을 일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미국프로농구(NBA)도 7전4승제로 열린 플레이오프(PO)에서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팀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을 정도다.
눈앞의 1승에 집중한다. 7차전이 열리는 잠실로 돌아오는 게 급선무다. 자리를 옮겨 창원 적지로 다시 향한다. 6차전은 하루 휴식 후 15일 LG의 안방인 창원체육관에서 펼쳐진다. 벼랑 끝 기적을 꿈꾸는 SK는 재차 승리하며 시리즈 3승3패 동률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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