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아나운서 “SK텔레콤 오픈, 8년 동안 함께 한 그린 위의 행복동행”

사진 제공 = SK텔레콤

2025년, KPGA 메이저 대회인 SK텔레콤 오픈이 28회를 맞이한다. 1997년 창설 이후 골프 팬들과 함께 ‘행복한 동행’이라는 이름처럼 매년 의미 있는 변화를 선보여온 이 대회는 기술과 중계, 콘텐츠 측면에서도 골프계의 트렌드를 이끌어온 무대였다.

 

그 중심에서 8년간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인물이 있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김미영 아나운서는 중계 캐스터, 현장 리포터, 인터뷰 아나운서, 시상식 사회자, 프로암 MC까지 한 대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롤을 도맡아왔다. 보통 골프 중계에서 한 사람이 한 가지 역할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녀는 매해 새로운 포지션을 소화하며 책임감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 오픈의 변화와 함께 성장해온 8년, 그 여정을 함께해온 김미영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Q. 김미영 아나운서에게 SK텔레콤 오픈은?

A. 제게는 선물 같은 일터였죠. 골프 아나운서로 오래 활동했지만 이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KPGA 코리안투어 캐스터로 설 수 있었어요. 새로운 중계 방식을 익히고 공부했던 시간, 제주도의 바람을 맞으며 3박 4일간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인터뷰하고 콘텐츠를 만들었던 모든 순간들이 저에겐 그냥 ‘일’이 아니라 정말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린 위의 행복 동행’이라는 이 대회의 캐치프레이즈가 저에게는 더 진심으로 와닿았어요. 일터였지만 배움터였고, 마음의 쉼터이자 놀이터였으니까요. SK텔레콤 오픈은 제 방송 인생에서도 정말 특별한 페이지입니다.

 

Q. 한 대회와 8년을 함께 했는데?

A. 8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대회를 지켜온 목소리로 살았다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SK텔레콤 오픈에서는 중계 캐스터는 물론 골퍼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현장 인터뷰, 승리의 기쁨을 전달하는 챔피언 시상식, 골프의 저변확대를 위한 프로암 이벤트 진행 그리고 미디어데이까지 함께 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메이저대회, 참 아름다운 그린위의 행복 동행이었습니다.

 

Q. 9시간 마라톤 중계는 큰 관심을 모았는데?

A. 2018년이었어요. 그동안 주요선수와 주요홀만 중계하는 그동안의 방식을 바꾸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를 중계하는 마라톤 중계를 진행했어요. 대회에 참여한 모든 선수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었어요. 중계자로서 체력적으로는 쉽지 않았지만 가장 보람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시청자 댓글을 실시간으로 소화하는 새로운 방송 방식이 도입되어 큰 화제를 모았지요. 시작 전엔 낯설었지만 곧 익숙해졌어요. 방송을 보고 직접 홀까지 찾아오신 분들도 있었고,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쌍방향 중계’는 저에게도 처음이었어요.

 

Q. 중계의 틀을 바꾼 시도들도 돋보였는데?

A. 미디어의 기술발달에 따라 과감하게 시도한 새로운 중계는 저에게도 색다른 도전이었어요. 국내 최초로 중계차 없는 중계, 무선 중계를 시도했어요.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도입된 5G 기반 무선 생중계는 중계차 없이 카메라 한 대로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틀을 깼지요. 또한 18홀 중 한홀을 시그니처 홀로 정해서 모든 선수의 스윙을 분석하는 중계를 한 것은 못지 시도였어요. 새로운 골프경기 중계의 현장을 함께해 의미가 깊었습니다.

 

Q. 가장 인상에 남은 장면은?

A. 지난 8년간 수많은 SK텔레콤오픈의 챔피언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2024년 한국스포츠 역사상 그리고 한국 골프 역사상 최고령 우승을 기록한 최경주 선수의 우승 순간 인터뷰는 잊을 수 없습니다. 시상식에서 ‘최경주 프로님’의 이름을 부르는데 울컥했어요. 단지 우승이 아니라, 그가 쌓아온 시간과 무게, 포기하지 않았던 모든 과정이 그 장면 안에 있었거든요.

 

Q. 당시 현장을 다시 전해주신다면?

A. 아마 마이크 앞에서 바라본 가장 벅찬 순간이었을 거에요. 그 날은 최경주프로님의 생일이기도 했고 오랜 시간 SK텔레콤의 소속 선수로서 활동하고 계셨기 때문에 의미가 더 남달랐어요. 어떻게 챔피언을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지금 역사를 보고 있는 순간입니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하는 일이 단지 ‘기록’을 전하고 챔피언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시간과 그 의미를 전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어요.

 

Q. 아쉬웠던 순간은?

A.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었어요. 저에게 5월은 SK텔레콤오픈과 함께 했는데 이 대회가 없는 5월을 경험했어요. 정말 많이 생각났고 허전함 또한 컸지요. 그만큼 SK텔레콤오픈은 제 삶 속에 들어와 있었어요. 2025년 올해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SK텔레콤 오픈을 마음 깊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SK텔레콤오픈과 함께 골프중계의 최전선에서 캐스터로 참여해 온 것은 자부심으로 남습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예요.



한재훈 온라인 기자 jhh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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