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돌이 생활에 지친 홈 팬들을 위한 최고의 위로를 건넨다.
프로야구 NC의 올 시즌 가장 큰 이슈는 홈구장 폐쇄다.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인명사고로 홈 사용이 중단된 지난 3월29일 이후 지금까지 집 밖에서만 무려 29연전을 펼쳤다.
여전히 혼란스럽다. 구단은 사건 발생 후, 창원시 그리고 창원시설공단과 합동대책반을 구성하며 정상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시와 공단 그리고 국토교통부까지 얽힌 책임 떠넘기기 속에 재개장은 차일피일 미뤄진다.
야구팬 그리고 지역사회의 빗발치는 원성에 흠칫한 창원시가 이른 재개장을 외치고는 있다. 국토부도 재개장 여부는 합동대책반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며 발을 빼둔 상황. 시는 국토부가 요구한 시설안전 관련 사항을 오는 18일까지 보완해 구단에 시설물 사용을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NC는 “시가 발표한 일정은 확정이 아닌 정비 완료 목표 시점”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냈다. 그간 보여준 늑장 대처를 믿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이미 울산시와 문수야구장 임시 홈구장 사용을 합의해두기도 했다. 오는 16일이 첫 경기다. 구단은 “정비 일정이 지연될 경우, 팬 여러분께 혼란과 더 큰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임시 홈경기를 지원해주신 울산시에 대한 도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무엇보다 창원 팬들이 받아가는 중이다. 선수단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잇따른 호텔 생활로 피로가 누적된다. 부족한 훈련 시간도 문제다. 원정 응원을 나서는 팬들도 마찬가지고, 야구가 사라진 창원NC파크 내·외부 지역 상권은 갑작스러운 벼랑을 마주하기도 했다.
전례 없는 고난길이지만, 선수단은 뜨거운 5월로 화답한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연승(1무)을 내달렸다. 2020년 9월20일 사직 롯데전 더블헤더 1차전부터 9월26일 대전 한화전을 모두 이긴 후로 약 5년, 정확히 1688일 만이다. 당시 질주는 11연승까지 이어졌고, 구단 첫 통합우승의 발판이 됐다. 이번에도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5월만 따지면 7승1무1패로 한화(8승)를 잇는 2위다. 지난달까지 9위(10승17패)로 뚝 떨어졌던 순위는 어느새 4위(17승1무18패)까지 치솟았다.
방망이가 빛났다. 연승 기간 팀 타율(0.324), 홈런(12개) 그리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938)까지 1위를 싹쓸이했다.

심지어 완벽한 전력이 아니었다.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돌아온 박건우는 아직 선발 출전이 힘들다. 박민우(햄스트링), 김형준(무릎) 그리고 허리 부상 이겨내고 맹활약하던 맷 데이비슨도 주루 도중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는 등 잡음이 많다. 하지만 연승기간 타율 0.457(30타수 14안타) 4홈런 9타점 4도루로 폭발한 외야수 천재환, 타율 0.333(27타수 9안타)으로 빛난 한석현을 내세운 잇몸야구로 뜨겁게 날아올랐다.
이제 임시 홈경기라는 호재를 바탕으로 더 달려갈 일만 남았다. 나아가 창원NC파크 재개장까지 닿는다면, 뜨거운 창원의 여름까지 기대할 수 있다. NC 관계자는 “힘든 상황이지만, 팬 여러분의 너른 양해와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힘찬 메시지를 띄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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