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그때처럼…SK, 확률 0%에 도전한다

열기를 더해가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SK, 벼랑 끝에서 값진 1승…기사회생
여전히 확률은 LG편…창단 첫 우승까지 -1승
사진=KBL 제공

‘7년 전 그때처럼!’

 

공은 둥글다. 남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작 전 SK 쪽에 무게가 다소 쏠려 있던 것이 사실이다. 정규리그 우승 팀이다. 그것도 역대 최단 기간인 46경기 만에 1위를 확정했다. LG와의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5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 다른 그림이 기다리고 있었다. LG가 3연승을 내달리며 확률 100%를 품은 것. 역대 챔피언결정전서 1~3차전을 가져간 팀은 모두 4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SK 역시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4차전을 잡으며 기사회생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서 3연패 뒤 1승을 거둔 것은 SK가 처음이다. 무엇보다 그간 침체됐던 득점력이 살아났다. 강점인 속공(9개)이 살아난 데다 외곽 슛까지 터지기 시작한 것. 챔피언결정전 통틀어 처음으로 3점 슛 성공률 30%대(32%)를 기록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번 승리로 막힌 혈이 뚫렸다”면서 “정규리그 때 보여줬던, 원래의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25점차 대승을 거둔 배경이다.

 

사진=KBL 제공

 

스포츠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내친김에 SK는 새 역사를 써보려 한다. SK는 이미 한 차례 0%를 깬 기억이 있다.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이었다. 당시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는 듯했으나 이후 내리 4연승을 몰아치며 기어이 왕좌를 차지했다. 역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서 2연패 뒤 4연승을 일군 것은 이때가 최초였다. 김선형은 과거 역스윕을 합작한 멤버 중 한 명이다. “갈 길이 멀다. 미리 (과거를) 생각하진 않겠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중요한 5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확률은 LG의 편이다. 반면, SK 입장에선 단 1패만 더해도 그대로 시즌이 마무리된다. 이미 챔피언결정전에서만 4차례 서로를 상대한 만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파악은 끝났다. 어떤 팀이, 얼마나 좋은 컨디션으로, 어떻게 전술을 이행하느냐가 핵심이다. 전 감독은 “여전히 우승 확률은 0%라고 하지만, SK는 좋든 안 좋든 기록을 잘 쓰는 팀 아닌가. 4차전이 새 역사를 쓰는 첫 경기였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5차전은 장소를 옮겨 안방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홈 팬들의 응원을 원동력삼아 조금 더 속도를 내보고자 한다. 단, 멀리보지 않는다. 눈앞에 경기만 바라본다. 김선형은 “서울서 하는 한 경기라 여기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안영준 역시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홈구장으로 돌아가는데 이 기운을 이어 2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먼저 3번 졌을 뿐이다. 나머지 3번 이길 수 있다는 맘으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사진=KBL 제공


창원=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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