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기업을 가다] “대세는 ‘찐로컬’… 워카 앱 하나로 외국인 여행객·소상공인 돕는다”

묘청 원더라운드 대표
외국인 전용 여행 플랫폼 ‘워카’
다양한 콘텐츠 할인·홍보 제공
식당·금융 등 혜택 불균형 해소
음식 배달 대행도 간편화 목표

‘원더트립’ 세워 여행 사업 시작
겨울 데이투어 상품 폭발적 호응
코로나 후 K-콘텐츠 세계적 인기
현지인처럼 노는 방식에 큰 흥미
플랫폼서 가장 어려운 것은 제휴
소상공인 제휴 통해 홍보 돕고파

고금리·고물가·고환율까지 삼중고로 산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투자시장의 자금도 얼어붙었다. 하지만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례없는 위기에 주눅 들기보다 뚝심 있게 기술을 혁신하며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그들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빛나는 아이디어로 주목받는 알짜배기 기업들을 만나본다.

 

“요즘 한국을 찾는 해외여행객은 현지인처럼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가 큽니다. 워카(WOKA)는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한국을 찾는 여행객과 소상공인들을 돕는 슈퍼앱으로 발전하려고 합니다.”(묘청 원더라운드 대표)

묘청 원더라운드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데이투어로 시작, 워카란 앱을 개발해 다양한 혜택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향후 묘 대표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여행 서비스를 통해 한국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묘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84%는 단체가 아닌 개별 여행객이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절반가량이 ‘한류 콘텐츠를 접한 뒤’(32.1%)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2027년까지 외래관광객 20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문체부도 지난해 ‘광고는 검색으로는 알 수 없는, 한국 사람들이 알려주는 찐 한국 여행’을 앞세워 해외 관광객 맞이에 나서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이 한국에서 ‘진짜 로컬’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챙기는 각종 할인 혜택은 외국인에겐 먼 이야기다.

이같은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 있다. 바로 묘청 원더라운드 대표가 개발한 외국인 전용 여행 플랫폼 ‘워카’다. 워카는 뷰티, 체험, 식음료,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실시간 할인 및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더 깊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 즐기던 교환학생, 이젠 ‘한국여행 설계자’로

묘 대표는 한국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건국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가 대학을 졸업한 그는 한국인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하게 된다. 묘 대표는 “교환학생 당시엔 매주 서울에 올라가는 주말이 기다려졌다. 당시엔 동대문이 정말 인기였다”고 돌아봤다.

이후 중국에서 한국 관광지를 연계하는 제휴 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결혼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원더트립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여행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첫 도전은 데이투어였다. 원더라운드의 전신인 원더트립을 통해 선보인 스노위랜드로 가는 비발디파크 투어 상품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묘 대표는 “당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겨울 데이투어 상품이 거의 없었다. 상품을 선보이자마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중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싱가포르,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의 관광객들이 호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2019년 5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비발디파크를 찾았고, 원더트립은 단숨에 1등 인바운드 여행사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2년 그는 다시 관광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했고, 에버랜드 개별 관광객 데이투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외국인의 여행 스타일은 완전히 달라졌다. 묘 대표도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했다.

◆지금은 관광보다 ‘현지인처럼’이 대세

묘 대표는 “2019년까지는 데이투어가 급성장했지만, 코로나19 이후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다. 특히 중국 여행객은 관광을 거의 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컬 문화, 뷰티, 쇼핑, 클럽 등 ‘한국인처럼 노는 방식’에 더 큰 흥미를 보인다.

묘 대표는 요즘 해외 MZ세대들의 한국 관광 스타일은 한국인이 띄워놓고 빠진 공간을 외국인이 채우는 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몇년 전 한국에서 시현하다(사진관 브랜드) 같은 프로필·증명사진 촬영이 크게 유행하지 않았나. 지금은 외국인이 많이 간다”고 언급했다.

중국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강세다. 묘 대표에 따르면 예전에는 샤오홍슈나 웨이보에서 한국 관련 키워드가 적었는데, 요즘엔 상위 10개 검색어 중 절반이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는 “최근 지드래곤 콘서트에 갔더니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K팝 콘텐츠에 유독 관심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국가 관광객은 여전히 관광 수요가 크다. 경복궁, 남이섬, 부산, 강원도 등을 찾는다.

뷰티관광 분야도 급성장 중이다. 묘 대표는 “2019년에도 미용실, 스파, 네일샵과 제휴해 예약 상품을 내놨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며 “그런데 2022년 이후 오히려 데이투어보다 이 분야의 예약이 많아졌다. 한국 스타일로 펌이나 컷트를 하고 싶고, 네일아트도 받고 싶어하는 수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묘청 대표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에 워카 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이와 관련 묘 대표도 지난해 레드나우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증명사진 등 프로필 촬영, 퍼스널 컬러·메이크업 서비스 등 K-콘텐츠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한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셀프촬영 공간도 갖췄다.

음식, 맛집에 대한 수요도 비슷한 형태다. 그는 “요즘은 외국인이 한국인의 맛집 리스트를 보고 찾아오는 시대”라며 “가수 지드래곤이 다녀간 금돼지식당 같은 곳은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라고 덧붙였다.

◆워카, 관광 앱 넘어 외국인을 위한 슈퍼앱 될 것

이 모든 경험이 워카 개발로 이어졌다. 워카는 사용자 위치 기반으로 인근 매장의 할인 정보, 쿠폰, 서비스 혜택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외국인들이 네이버나 카드사 사이트를 일일이 뒤질 필요가 없이 혜택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묘 대표는 “외국인도 여행지에서 최대한 혜택을 누리며 긍정적인 여행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지금도 명동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식당이나 옷가게에서 진행하는 할인 혜택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외국인을 위한 금융 혜택도 준비했다. 우리은행과 제휴를 맺고 ▲환율 우대 ▲원화 출금 ▲선불카드 충전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묘 대표는 “대부분 외국인은 카드 혜택을 받지 못하다보니 플랫폼을 통해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약 시스템도 도입한다. 묘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의 노쇼 이유 중 상당수는 길을 못 찾아서다. 헤메다보니 예약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식당, 미용실 등이 예약금을 받는 이유다. 워카도 향후 예약금 기반의 연동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작지만 강한 한국 소상공인 판로 되고 싶어

묘 대표는 플랫폼 사업의 고충으로 제휴를 꼽는다. 그는 “플랫폼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제휴다. 초기에는 워카가 뭐하는 플랫폼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서비스 확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인지도인 셈이다.

다행히 묘 대표는 K관광의 흐름을 함께해왔다. 현재 비발디파크, 에버랜드, 우리은행 등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롯데로지스틱스와 제휴를 맺고 명동에선 짐을 맡기면 비행기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등 대형 유통 브랜드도 합류했다.

묘 대표는 이뿐 아니라 워카를 통해 지역의 소상공인도 아우를 수 있는 앱으로 성장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소상공인은 판촉 수단이 한정적이라 홍보 플랫폼의 필요성이 크다”며 “이들은 가게 앞에 배너를 세우거나 SNS로 홍보하지만, 이를 외국인이 먼저 알기는 쉽지 않다. 워카는 이런 정보를 모아 콘텐츠화하고, 실시간 쿠폰 시스템(WOKA 베네핏)도 도입해 홍보를 도우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플랫폼의 성공 열쇠로 콘텐츠를 꼽는다. “한국인에게 인기가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수요가 높은 매장이 있는데 이를 해외 관광객에게 알릴 방법이 없어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며 “숨어있는 잠룡들을 발굴하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배달, 예약 대행까지… 한국의 메이투안 꿈꿉니다”

묘 대표는 워카를 단순 여행 플랫폼이 아닌 외국인을 위한 슈퍼앱으로 성장시킬 것을 구상하고 있다. 배달도 편리하게 만든다는 목표다. 해외 관광객들이 의외로 한국에서 하고 싶어하는 게 배달을 통한 식사다. 그는 “한국에서 외국인이 배달음식을 먹고 싶어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중국 관광객의 경우 한국에 있는 유학생이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배달을 도와준다”며 “일정 비용을 받으면 원하는 식당의 메뉴판 번역부터 결제, 전달까지 해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묘 대표는 이같은 틈새 수요를 플랫폼화한다는 의지다. 올해 말까지 사용자 수 50만명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클룩, 트립닷컴, 메이투안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제휴도 진행 중이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그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묘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오래 기억되는 경험이 되도록 돕고 싶다. 이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그게 저의 목표”라며 미소지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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