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이뤄진 뒤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는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매매 신고된 서울 아파트 9349건 가운데 3158건(33.8%)을 40대가 매수했다. 30대의 매수건은 3041건(32.5%)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1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5년 만에 해제한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투기 거래가 성행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땅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설정하는 구역을 뜻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토지 용도별로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 거래는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다.
서울 아파트 연령대별 매수 비중은 2019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지난해까지 30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영끌족’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2021년에는 아파트값 급등세에 놀란 30대(36.4%)가 서울 아파트를 대거 매수해 40대(26.4%)와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금리 부담과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 등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30대(31.9%)의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40대(31.7%)와 비슷해졌다.
40대의 역전은 토허제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높은 강남과 마포, 용산, 성동구 등 인기 지역의 거래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강남구와 서초구는 40대의 매수 비중이 42.8%와 44.5%로 30대(각 19.5%, 21.1%)를 압도했고 송파구와 강동구 역시 40대 매수 비중이 35.6%, 35.3%로 30대(각 26.9%, 25.5%)보다 크게 높았다.
정비사업 호재 등으로 아파트값이 강세인 용산구와 양천구도 40대(각 38.1%, 43.8%)와 30대(25.5%, 30.4%)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지난달 전국 기준 매수 연령은 30대가 27.3%로 40대(26.3%)보다 높았다. 전국 아파트는 2019년 이후 줄곧 40대의 매수 비중이 높았으나 2023년부터 연평균 기준으로 30대가 40대를 미세하게 앞지르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도 30대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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