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귀와 함께 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재시동을 건다. 외야수 김재환(두산)이 짧은 조정기를 마치고 1군 복귀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터뜨렸다. 전매특허 날카로운 스윙을 앞세워 홈런까지 수확해낸 하루였다.
김재환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에 5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비록 패했지만, 그의 막판 활약 덕분에 5점 차 열세에 놓였던 경기를 1점 차(4-5)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후 두 타석서 키움 선발 하영민 상대로 2루수 땅볼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후반부는 달랐다.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환은 바뀐 투수 박윤성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뽑아냈고, 재치 있게 2루 베이스까지 내달렸다. 후속타자 김민석이 2루타를 쳐 그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두산의 이날 첫 득점을 얻었다.
곧장 다음 이닝 2점 차 추격 상황서 호쾌한 아치를 그렸다. 9회 초 2사 키움의 마무리 주승우가 상단 복판에 던진 3구째 시속 149㎞ 투심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은 것. 비거리 125m 좌월 솔로포가 나왔다. 교과서 같은 스윙에 빨랫줄처럼 타구가 뻗어나갔다. 시즌 2호 홈런이다. 타구 속도는 177.1㎞, 발사각은 25.7도에 달했다.

타격 밸런스를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 이날 두산은 김재환을 비롯해 내야수 여동건을 1군에 등록하고, 포수 장승현과 외야수 전다민을 말소했다. 김재환의 복귀는 11일 만이다. 올 시즌 16경기 출전, 타율 0.220(59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48에 머무르고 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오른쪽 다리가 빨리 열리는 문제를 잡기 위해 퓨처스팀(2군)에서 신경을 많이 썼고, 지금은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말소 기간) 열흘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선수 본인도 준비가 돼 있다”고 두터운 믿음을 드러냈다.
두산 입장에선 김재환의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타선에선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16경기 OPS 0.905)를 필두로 포수 양의지(23경기 0.877) 등이 분전을 이어가고 있다. 분위기를 제대로 탔던 우타 만능 유틸리티 이유찬이 잠시 부상으로 빠지면서 짜임새 있는 구도를 그려가는 게 좀처럼 쉽지 않다. 앞서 내측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그는 현재 휴식 및 간단한 웨이트 훈련을 소화하면서 28일 재검진을 통해 복귀 시점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침묵을 깨는 한 방이 그나마 반가울 따름이다. 다만 3연패 속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케이브와 양의지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해줄 필요가 있다. 이는 김재환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기도 하다. 복귀 첫 경기서 좋은 흐름을 되살렸기에 이 페이스를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