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하이퍼나이프’ 설경구 “지천명 아이돌? 그간 과분했다” 너스레

사진 설명= 배우 설경구는 디즈니+ 최초의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물 하이퍼나이프에서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 최덕희 역을 맡아 정세옥 역의 박은빈과 호흡했다. 작품은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에서 한국·대만·홍콩 동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며 종영했다. 설경구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님에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악역인가, 선역인가.

 

 배우 설경구는 경계에 선 인물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캐릭터를 해석하는 감각과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연기력, 그 모든 밑바탕에는 현장과 캐릭터를 대하는 진심이 자리한다. 어떻게 해야 대중이 극에 더 몰입할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지난 9일 종영한 하이퍼나이프는 디즈니+ 최초의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물이다. 종영 후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한국·대만·홍콩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싱가포르와 일본에서는 톱5를 꾸준히 유지하며, 아시아 전역에서 웰메이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22일 설경구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과잉 캐릭터를 이해해주실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흥행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에서는 촉망받던 천재 의사 정세옥(박은빈)을 잔인하게 내친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 최덕희를 연기했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은 정세옥과 일상서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최덕희가 얽히는 이야기에 시청자 사이에선 ‘사이코패스 둘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설경구는 “둘만의 감정 소통도 있기 때문에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기 분야 외에는 모든 게 어설프고 바보 같은, 두 비정상적인 괴물이라고 봤다”며 “직업적인 부분 외에는 어리숙하게 표현하면 재밌겠다 싶어 신경을 썼다. 8회를 같은 그림으로 가기보단 이런 식으로 캐릭터에 변주를 줬다”고 설명했다.

 

 최근 설경구의 작품을 보면 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데뷔 30주년을 훌쩍 넘은 직업인으로서 풍기는 여유인데, 일종의 연기 변화구다. 박하사탕(1999), 공공의 적 시리즈(2002, 2005, 2008), 실미도(2003), 역도산(2004) 등 스크린을 뚫고 나올 것 같은 기세가 연기 1막을 열었다면, 2막은 연륜을 바탕으로 한 조용한 카리스마다. 소원(2013),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살인자의 기억법(2017), 보통의 가족(2024) 등에서 보여줬다.

 

 이러한 기자의 언급에 설경구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지금의 연기가 더 재밌는 것 같다. 변화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여러 가지 길을 찾아가는 게 재밌다. 표현이 다양해진 것 같다”며 “예전의 제가 ‘돌격 앞으로’였다면 앞으로는 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인물을 표현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설경구의 별명은 지천명 아이돌이다. 영화 불한당을 통해 형성된 강력한 팬덤은 이후 개봉작까지 응원봉 및 플래카드를 통해 지지에 나섰고, 지하철 생일 광고, 팬미팅까지 아이돌 부럽지 않은 화력을 뽐냈다. 한국 영화계에 보기 드문 강력한 팬덤 현상이다.

 

 그는 ‘지천명 아이돌 수식어가 2년 남짓 남았다’는 짓궂은 질문을 듣자마자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설경구는 “8년간 행복했고, 감사했고, 과분했다”며 “진심이다. 웃지마라. 제게 그런 수식어를 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이제 2년밖에 안 남았다고 하니 아쉽다. 60살 넘어선 지천명이라고 할 순 없으니, 그 수식어는 이제 못 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하이퍼나이프를 보지 않은 시청자에게 시청 독려의 말도 잊지 않는다. 그는 “정주행을 다시 하는 분들도 있고, 장면과 대사별로 뜯어서 분석하는 분들도 있더라. 그런 걸 보면서 내가 그 정도로 분석하고 연기했나 싶은 반성이 든다”며 “오히려 이후 반응을 보고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한 지점도 있다.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하고 여러 해석을 하시는 것도 감사하다. 특이한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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