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첼라·롤라팔루자·테카떼 팔 노르떼…해외 페스티벌도 K-팝이 접수 [가요계의 봄, 페스티벌 붐③]

지난 13일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1주차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 제니. 뉴시스/AP

“K-팝의 영웅이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단숨에 장식하며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클래시)

 

지난 13일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미국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1주차 무대를 끝낸 뒤 주요 외신은 극찬을 쏟아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 그린데이, 포스트 말론 등이 무대를 펼친 상황에서도 유력 매체들은 K-팝 스타의 열띤 무대를 집중 조명했다.

 

◆미국→유럽 최대 음악축제 ‘단골손님’ 된 K-팝 

 

코첼라는 1999년 시작된 음악 페스티벌로 매년 20만명 이상의 관객이 모이는 미국 최대 규모 음악 페스티벌이다. 록 페스티벌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팝이나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화려하고 유명한 스타로 라인업을 채운다. 코첼라는 2019년 블랙핑크가 K-팝 최초의 서브 헤드라이너로 출격한 이후 K-팝 가수에게도 꿈의 무대가 됐다.

 

특히 블랙핑크는 코첼라 이후 북미 시장에서 급격한 인지도를 쌓았다. 빌보드 200 1위 등 글로벌 차트에서 큰 성과를 냈고 코첼라 전후로 펼쳐진 월드투어는 전 세계 걸그룹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투어에 등극했다. 블랙핑크는 2023년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의 메인 헤드라이너로도 무대에 올라 다시 한 번 코첼라를 접수했다. 

 

코첼라는 블랙핑크 무대 이후 그룹 에스파·2NE1·르세라핌·에이티즈 등을 초청했다. 올해도 블랙핑크 멤버 제니, 리사와 더불어 그룹 엔하이픈, 일본인 걸그룹 XG를 라인업에 올렸다.

 

최근 발매한 솔로앨범 루비(Ruby)로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제니는 코첼라에서 팝스타 칼리 우치스와 함께 무대를 펼치는 등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리사도 화려한 퍼포먼스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의상을 갈아입으며 코첼라를 달궜다. 엔하이픈은 13곡의 무대를 몰아치며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선보였다. 관객의 떼창과 함성이 중계 영상을 뚫고 전 세계로 퍼졌으며 외신으로부터 “공연 내내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대형 음악 페스티벌인 롤라팔루자에서도 K-팝 스타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롤라팔루자는 1991년 미국에서 시작돼 프랑스·칠레·브라질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유서 깊은 음악 축제다. 지난해 시카고 축제는 매 공연일마다 11만 관객을 모았다. K-팝 가수들은 비교적 늦은 2022년부터 롤라팔루자에 오르기 시작했지만 이후 매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제이홉은 오는 7월12일 독일 올림피아스타디움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롤라팔루자 베를린의 헤드라이너로 메인 무대에 오른다. 2022년 K-팝 가수 최초로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한 뒤 3년 만이다. 걸그룹 아이브도 헤드라이너로서 베를린 무대에 오른다. 아이브는 베를린 공연 후 이어지는 롤라팔루자 파리까지 잇따라 출연한다. 지난해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도 공연했던 아이브는 K-팝 걸그룹 최초 롤라팔루자 3회 출연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2023 빌보드 우먼 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한 그룹 트와이스. 뉴시스/AP.

오는 7월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드 파크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 시카고에는 K-팝 그룹이 대거 참여한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헤드라이너에 낙점됐다. 트와이스는 호주 일렉트로닉 트리오 루퍼스 두 솔과 함께 셋째 날 공연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다. 아울러 보이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그룹 킥플립·보이넥스트도어·캣츠아이 등도 공연한다. 캣츠아이는 데뷔 1년, 킥플립은 6개월 만에 롤라팔루자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룹 세븐틴.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열풍, 남미도 정조준

 

남미에서도 K-팝 영향력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멕시코의 코첼라’로 불리는 테카떼 팔 노르떼 2025에 세븐틴은 K-팝 가수 최초로 지난 4일 무대에 올랐다.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테카떼 팔 노르떼는 하루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음악 축제다. 세븐틴은 올해 올리비아 로드리고·그린데이·벤슨 분·찰리 XCX 등과 함께 헤드라이너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메인 스테이지에 오른 세븐틴은 1시간 동안 13곡 넘는 무대를 펼쳐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HOT, 음악의 신 등 주요 곡마다 한국어 떼창이 터져 나왔다. 공식 응원봉이 객석을 뒤덮었고 멤버들의 이름을 적은 깃발과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나부꼈다.

 

현지 유력 매체 텔레디아리오는 “세븐틴이 메인 무대에 등장한 것은 축제 역사의 전환점이었고 그들의 공연은 페스티벌 첫날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일간지 ABC 노티시아스는 “다시 한 번 K-팝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입증했다”고 치켜세웠으며 또 다른 일간지 밀레니오는 “환호 소리에 귀가 머는 듯 했다. 이들은 무대에서 눈부신 댄스를 선보였고, 팬들은 매 순간 환호성을 보내며 축제의 중심을 장식했다”고 전하는 등 현지 매체의 극찬이 이어졌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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