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주먹질, 발길질… 심해지는 잠꼬대, '렘수면행동장애' 의심

# A씨(60)는 밤마다 심해지는 잠꼬대와 과격한 움직임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가 두렵다. 잠이 들 때마다 팔을 휘젓거나 다리를 차는 것은 물론, 심한 날에는 옆에서 자는 아내를 무의식적으로 건드리기까지 했다.

 

심지어 잠들기 직전에는 옷장에 걸린 옷을 사람으로 착각하는 등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도 했다. 단순한 잠버릇이라고 생각했던 A씨는 증상이 반복되자 수면클리닉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기로 결심했다.

 

검사 결과, A씨는 렘(REM) 수면 단계에서 꿈속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RBD)'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단순한 잠꼬대와 달리 신경계 이상 반응으로 나타나는 수면 질환이다. 특히 중년 이후 남성에게서 흔하게 발생한다. 문제는 증상이 심해질 경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도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속 상황을 그대로 따라 하는 듯한 움직임이 특징이다. 자는 동안 주먹을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초기에는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워 방치하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안구 운동, 근전도, 심전도, 호흡,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수면의 질과 이상 행동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렘수면행동장애는 단순한 잠버릇으로 치부하기에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파킨슨병이나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잠꼬대와 함께 과격한 움직임이 동반되거나 수면 중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렘수면행동장애 진단을 받았다면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며 "수면 환경을 안전하게 조성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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