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광장] 이미 사용한 ‘지브리 AI’, 본인 정보 보호는 알아서

이미 이용할 대로 이용한 뒤 우려하는 건 무슨 심리일까. 최근 지인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모두 챗GPT-4o로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의 이미지들이다.

 

빅테크 기업인 오픈AI는 지난달 27일 챗GPT-4o 이미지 생성 모델을 공개했다. 오픈AI는 이용자들에게 지브리풍 그림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도 본인의 X(옛 트위터) 계정 프로필을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로 변경했다. 그 이후부터 지브리 스타일을 모방한 그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8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챗GPT 국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역대 최대인 317만1415명을 기록했다. 이미지 생성을 출시한 27일 약 125만명에서 31일 198만명, 이달 1일 255만명 등으로 지속 상승했다. 연일 약 24~28%씩 오른 수치로, 일주일 만에 DAU는 무려 2.5배나 늘었다.

 

우리나라 연예인들도 지브리 유행 열차에 너도나도 탑승해 인증샷을 자랑했다. 전현무, 홍석천, 김승현, 김동준, 손담비, 남보라, 이지혜, 오상진, 설하윤, 장성규, 은가은, 슈퍼주니어 이특, 씨엔블루 이정신, 강재준·이은형 부부, 송지은·박위 부부, 이지훈·아야네 부부 등이 지브리 스타일로 본인 또는 가족의 사진을 변환해 공개했다. 그중 강재준, 나선욱 등은 다소 몸집 있는 체형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이미지가 추출되면서 일명 ‘지브리 피해자’, ‘AI도 거부한 스타’라고 불리면서 인기까지 모았다.

 

해외는 어떤가.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5억명(유료 구독자 2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3억5000만명 대비 30%나 늘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 ‘개인정보보호’, ‘저작권 침해’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 지식인 등에는 해당 기술을 이용한 누리꾼들이 ‘사진 변환한다는 이유로 개인 정보를 모아간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로 만들었는데 인스타에 올려도 괜찮을까요? 저작권에 걸리나요’ 등 질문을 올렸다.

 

챗GPT가 해당 이미지를 유료가 아닌 무료 이용자에게도 하루 최대 3장을 제공하면서 이를 이용한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AI 기술에 대해 수집된 개인정보의 유출, 저작권 침해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무턱대고 이미지를 생성한 사람들은 할 말이 없어야 한다.

 

과거 사진 편집 앱 에픽의 AI 이어북도 비슷한 우려를 겪은 바 있다. 이어북은 사진을 업로드하면 1990년대 하이틴 졸업사진 스타일로 사진을 변환해주는 기능으로 인기를 얻었다. 당시 연예인은 물론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변환한 사진을 SNS 계정에 공개했다. 하지만 하이틴풍 이미지를 얻기 위해 업로드한 사진이 AI 프로그램 트레이닝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고, 이에 대해 모회사인 스노우 측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내야 했다.

 

외국계 회사라면 아무리 큰 빅테크 회사여도 업로드한 사진이 어디에 저장되고 사용되는지를 먼저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미 유행을 따른자들은 뒤늦게 걱정해봤자 이미 사진이 기업에 넘어간 후다. 무작정 따라하는 움직임을 자중해야 한다.

 

저작권 침해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의도에서인지 알 수 없으나 최근 이스라엘군 전쟁 홍보 이미지로도 해당 기능이 사용되면서 반전주의자였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관을 훼손했다는 지적까지 들린다.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해 “작풍을 참고하는 건 가능하다”는 오픈 AI의 해명이 있지만, 어떤 식으로 법에 걸릴지 모른다. 관련법이 완전히 설립·정착되기 전까지는 AI 이용 및 배포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