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수현과 소속사가 고 김새론의 유족,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상대로 형사 고소와 120억원 규모 민사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톡 대화 등 공개된 증거물의 진위를 놓고 향후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자리에 검은 정장을 입고 나타난 김수현은 “더는 침묵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김새론과의 교제 시점’과 ‘내용증명을 통한 금전 압박’이라는 두 가지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4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초반부터 감정이 북받친 듯 터져 나온 눈물을 참지 못한 그는 중간중간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미성년 시절 교제 아냐” vs “그루밍 성범죄” 입장차 팽팽
첫 번째 쟁점은 고 김새론과의 교제 시점이다.
김수현은 “4년 전, 약 1년 정도 교제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인이 미성년자였던 시절 교제한 적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자신이 교제를 부인했던 과거에 대해서는 “지키고 싶은 것이 많아 그 선택을 했다”며 “비겁하다고 비판받는 것조차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유족 측은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새론이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 11월 19일부터 2021년 7월 7일까지 6년간 만남을 이어갔다는 내용이다.
고인의 유가족을 대변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두 사람은 고인이 미성년자였던 시기부터 약 6년간 연인 관계였고, 그 과정 자체가 사실상 ‘그루밍’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김수현과 고인이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음성파일 등을 연달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김수현은 “해당 카카오톡은 고인의 말투나 사실관계와 맞지 않으며, 2016년, 2018년 대화 속 인물은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분석 결과를 전문 검증기관에 의뢰해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카톡은 고인이 썼다고 하기에는 틀린 사실들이 너무 많다. 고인이라면 저와의 나이 차이를 틀릴 수 없다. 또 4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이름과 계약 기간을 다 틀릴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족 측이 제시한 사진 일부에 대해서는 “촬영 시점과 메타데이터가 다르다”며 조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용증명은 형식상 보낸 것” vs “7억원 변제 요구에 심리적 압박”
두 번째 쟁점은 내용증명을 통한 금전적 압박 여부다.
고인의 유족은 김수현 소속사가 생전 고인에게 약 7억 원의 채무를 두고 지속적으로 변제를 요구했고, 이 과정이 심리적 압박이 되어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수현 측은 여기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내용증명은 행정적 절차의 일환이었으며, 고인 측에 사전 안내가 있었다”는 것.
김수현은 “1년 전, 소속사 대표와 고인의 전 소속사 대표 간의 통화 기록에는 협박이나 강압적 내용이 전혀 없다”며 기자회견 현장에서 해당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또 “폭로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녹음과 조작된 자료가 공개되고 있다”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증거가 진실이라면 수사 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인 절차를 통해 검증 받을 것을 요청한다”면서 “제가 한 일에 대해서는 어떤 비난도 다 받을 수 있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다. 강요에 못 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을 배신하게 된다. 저를 믿어주시는 모든 분을 위해 그것만큼은 밝히고 싶다. 저를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고 오열했다.
김수현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유족과 이모라고 자칭한 성명불상자, 그리고 가세연 운영자를 상대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을 상대로 합계 1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도 오늘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고 알렸다.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는 아직 배당되지 않았다. 소송 가액이 5억원을 초과하는 만큼 법관 3명이 심리하는 민사합의부로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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