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부상 홍명보호, 요르단전은 전술 전략 진짜 시험대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요르단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역량이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대표팀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8차전에 나선다.

 

졸전을 벌인 지난 20일 오만과의 7차전을 지울 만한 경기력이 필요하다. 모든 부분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FIFA랭킹 23위의 대표팀과 80위인 오만의 객관적인 전력 차, 안방이라는 이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등 대표팀에 즐비한 유럽파 등 대표팀이 오만을 압도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전반 41분 황희찬(울버햄튼)의 선제골이 나오기 전까지 단 한 번의 슈팅도 날리지 못할 만큼 허약했다. 상대가 5백 수비라인을 이용한 밀집 수비를 펼쳤지만 공격 전술은 단조롭게만 했다. 손흥민과 황희찬, 설영우(즈베즈다) 등이 측면에서 기회를 노렸으나 막히면서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대전)가 고립됐다.

 

아시아 3차 예선에서 대표팀과 맞붙은 상대들은 보통 수비를 내리고 빠른 역습을 통해 득점을 노리는 전술을 쓰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큰 변화가 없다. 같은 포메이션에 최전방 공격수를 내세우고 측면 자원을 통해 풀어나간다. 문제는 이 전술이 막혔을 때 눈에 띄는 변화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3차 예선에서 무패 행진(4승3무)을 달리고 있지만 속 시원하게 이긴 경기가 드물다. 지난 팔레스타인과의 6차전(1-1 무승부)과 오만과의 7차전까지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고 있다.

 

손흥민이나 이강인 등 전술보다 개인 역량의 덕을 본 것도 크다. 실제로 오만전에서는 이강인이 투입되고서야 공격의 활로가 뚫렸다. 이강인이 후반에 부상으로 교체된 이후 대표팀의 공격이 다시 무뎌진 게 이를 방증한다.

 

홍 감독이 오만전에서 황희찬의 배치를 잘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홍 감독은 오른발잡이인 황희찬을 오른쪽 날개로 세웠다. 황희찬의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 측면에서 공을 받아 중앙으로 움직일 때 왼발로 공을 받아 오른발로 슈팅을 날리는 것보다 속도나 정확도가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황희찬은 왼쪽으로 이동 후 이강인의 킬패스를 받아 득점을 터뜨렸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경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요르단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르단전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홍명보호의 가장 큰 강점은 중앙의 황인범(페예로르트)을 축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이 버티고 있는 공격 2선, 그 중에서도 측면으로 이어지는 공격 루트에 있다. 다만 이강인은 빠졌고, 황인범은 제 컨디션이 아니다. 배준호(스토크시티), 이동경(김천 상무) 등 최근 폼이 좋은 미드필더이 기다리고 있지만, 얼마나 활약을 해줄 지 미지수다. 홍 감독은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프레시한 선수가 몇 명 있다”며  그 동안 기용되지 않았던 선수를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전술은 유지한 상태에서 대체 선수의 활약을 기다릴지, 아니면 짧은 시간이지만 상대 밀집 수비를 뚫어낼 새로운 전술을 꺼내 들어야 할지 홍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상대가 밀집 수비 형태를 써도 그걸 파괴 상대를 위험에 노출시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횡패스와 백패스가 많다. 전방에서의 움직임도 날카롭지 못하다 보니 상대의 전술에 말려들 수밖에 없다”며 “홍 감독이 부임 후 처음에는 대표팀이 상대 수비가 내려앉아 있어도 상대를 압박하면서 빠른 패스를 했는데, (오만전에서는)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상 선수들이나 소속팀에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선수들은 당연히 기량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홍 감독의 과감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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