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 시멘트업계도 휘청... “IMF 때보다 심각”

시멘트를 사용하는 서울시내 한 레미콘 공장. 뉴시스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건설 후방산업인 시멘트업계도 부진에 빠졌다.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출하) 실적은 445만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591만t)보다 24.8% 급감한 수치로 최근 5년간(1~2월 기준) 내수 판매 중 가장 낮은 실적이다. 2020년 이후 시멘트 출하량이 가장 많았던 2023년 1∼2월(711만7000t)과 비교하면 올해 1∼2월 출하량은 62.5% 수준에 그친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연간 출하량 전망치로 4000만t을 전망했다. 4000만t 출하를 위해서는 1~2월 최소 500만t대의 출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수 4000만t은 지난 1991년 4420만t으로 처음으로 4000만t 대에 진입한 이래 IMF 외환위기 시기에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적”이라며 “내수 4000만t은 1991년 당시 생산능력(4361만t)을 초과 달성한 수요지만, 현재는 약 6200만t 생산 능력 대비 내수가 급감한 것이라 단순 수치 비교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면서 시멘트 재고도 쌓이고 있다. 최근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지난 2월말 재고(클링커+시멘트)는 약 340만t으로 저장능력(379만t, 클링커+시멘트 합산) 대비 약 90%에 육박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해 시멘트 수요절벽에 직면했던 시멘트업계가 올해도 혹독한 내수 부진의 지속으로 생존위기에 몰릴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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