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은 시간’이 줄고, 팬심은 뛰고, 열기는 뜨겁다. 프로야구가 역대급 순풍을 타고 날아오른다.
2025시즌 발걸음을 뗐다. 대박이다.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 주말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 2연전 전 경기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총 10경기 야구장을 찾은 팬은 총 21만9900명이다. 토·일 개막 시리즈 기준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다.
이 같은 관중 규모를 비교하자면, 2024년 기준 목포시, 강릉시, 충주시(이상 약 20만명)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숫자다. 이들을 비행기에 태운다면 보잉 747(약 400명 탑승) 기준 525대가 하늘로 날아올라야 하고, KTX(약 900명 탑승)로 수송한다면 약 230대가 동시에 출발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총 출생아 수가 약 23만명이다. 그만큼 구름 관중이 몰렸다는 의미다.

야구 관련 굿즈는 물론이고, MD 상품까지 불티나게 팔린다. KBO는 SPC삼립과 손잡고 개막에 맞춰 크보(KBO) 빵을 출시했다. 판매 사흘 만에 100만 봉이 넘게 팔렸다. 구단 로고와 선수들의 랜덤 스티커가 담긴 이 빵은 편의점마다 빠르게 품절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 선수 스티커 교환합니다’, ‘○○ 구단 빵 어디서 샀나요’ 등과 같은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수원 KT 위즈파크에서도 그 열기를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전 경기장 1층에 KBO빵 임시 가판대가 마련됐을 정도다. 초·중고 학생부터 유니폼을 입은 20~30대 커플, 부모 손을 잡은 어린이 팬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몰려들며 빵을 집어 들었다. 야구를 보러 온 팬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KBO리그를 즐기는 방식이 더욱 다양해진 셈이다.
KBO 관계자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관련 마케팅 담당부서가 정말 바쁘다”며 “앞으로도 더 다채로운 콜라보가 예정돼 있다. 팬들께서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뜨거운 관중 열기와 함께 올 시즌 프로야구 분위기를 사뭇 달라지게 한 키워드는 더 있다. 바로 ‘스피드업’이다. KBO는 경기 시간 단축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계속해서 제도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등장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부터 올 시즌 정식도입된 피치 클락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경기 시간에 곧바로 반영됐다.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아래로 내려간 것. 개막 이틀 동안 치러진 10경기의 정규이닝 평균 경기시간은 2시간59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시즌 평균인 3시간10분보다 무려 11분여 짧아진 수치다. 연장전을 포함한 평균 시간 역시 3시간3분으로 줄었다.
전년도 개막 2연전과 비교하면 6∼7분여가 줄었다. 직전 시즌 개막 2연전에선 총 9경기가 열렸고, 정규이닝 기준 3시간6분, 연장 포함 3시간9분이 소요된 바 있다. 올 시즌 피치클락이 정식 도입된 만큼 한 시즌 전체로 봐도 더 빠른 페이스를 기대해도 될 전망이다.

유병석 KBO 홍보팀장은 “피치 클락 도입의 목적은 ‘단순 몇 분을 기계적으로 줄이겠다’는 게 아니다. 경기 중 불필요한, 이른바 ‘죽은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리그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에서도 이미 도입됐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대만프로야구(CPBL)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이와 관련, 유 팀장은 “아직은 표본이 적어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지난 이틀 동안 다득점 경기가 꽤 많았는데도 경기 시간이 늘지 않은 점은 고무적”이라면서 “야구를 지루하지 않게, 더 즐겁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과 함께 계속 노력해야 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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