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켰던 가수 유승준이 입국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23일 유승준은 자신의 SNS에 “예전에 내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중에 지금은 내게 큰 의미 없는 것들이 많았고, 예전에 내게 일어났던 힘들었던 일들이 오히려 내게 진정 소중한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며 “내 기준으로 나름 냉철하고 날카롭게 판단했던 것들도 다 그런 것 만은 아니었고, 또 선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다 그렇게 완전한 것만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 부럽지 않은 삶은 사는 사람 중에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많이 보았고, 세상눈으로는 별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도 보았다”고 말했다.
“누구에겐 빌런 일 수 있는 사람이 그 누구에겐 히어로 일 수도 있고, 그렇게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오히려 나를 가장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내가 젊을 때 누렸던 인기와 명성, 성공은 오히려 나를 힘들게 할 때가 더 많았고, 사람들의 칭찬과 관심들도 때론 오히려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때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동전의 뒷면처럼 우월감과 우울감은 같이 왔고, 큰 성공은 큰 실패의 두려움과 함께 동반 되었다. 나는 자면서도 깨어있을 때가 많았고, 아프면서도 웃을 때도 많았다. 무대에 조명이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무대 뒤는 더욱 외롭고 어두울 때도 많았다”며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영원하지 못하고 절대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절대 불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었다. 그 진리가 나를 지켰고 자유롭게 했고 나를 보호했고 또 나와 함께 했다. 그 사랑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빵을 나누는 것보다 행복한 삶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남이 부러워하는 화려한 삶을 사는 것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게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기대하고 꿈꾼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고 희망이 없어 보여도 나는 끝까지 이 길을 완주하리라. 내가 원하고 기도하고 바라는 대로 응답하지 않으시고, 내게 가장 알맞은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승준은 “사랑해요. 축복해요. 여러분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나기를”이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한편, 유승준은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하며 ‘가위‘, ‘나나나’, ‘열정’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2년, 입대를 앞두고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로 인해 병역 기피 논란이 일었고, 결국 한국 입국 금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그 후 2015년, 유승준은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병역 의무 면탈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유승준은 2020년 10월, LA 총영사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법무부는 여전히 입국 금지를 유지하고 있어, 유승준은 현재까지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한재훈 온라인 기자 jhh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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