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미디어데이] 화끈한 우승 공약 퍼레이드… ‘초밥머리’부터 대학축제, 놀이공원 대전까지 ‘풍성’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맘때쯤 찾아오는 흥미진진한 우승공약 전쟁, 이번에도 불꽃이 튀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를 빛낸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과 각 팀 대표 선수들은 다가올 시즌을 향한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10개 구단 감독을 비롯해 각 팀 대표선수 2인이 자리를 빛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개막을 앞두고 당찬 출사표를 던지며, 모두가 바라보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인 이범호 KIA 감독은 “작년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올해도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보겠다”는 소감에 2연패 의지를 담았다. 아쉽게 최하위에 그쳤던 홍원기 키움 감독은 “긴 말 하지 않겠다. 내년 미디어데이에는 가장 늦게 입장하겠다”며 이날 순위 역순으로 무대 위에 올랐던 점을 위트 있게 재해석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우승 갈망이 큰 건 선수들이다. 그에 맞춰 뜨거운 응원을 보내줄 각 팀 팬들을 위한 화끈한 우승 공약도 잊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각오와 재미 요소까지 함께 담긴 공약 열전 속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까지 더해지는 흥미로운 광경도 연출됐다.

 

키움이 누구보다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주장 송성문은 “목표는 통합우승이다. 그렇게 된다면 팬들과 고척돔에서 캠핑을 진행하겠다. 또 가을야구만 간다면 선수들과 단체로 푸이그의 계란초밥 머리를 하고 경기를 뛰겠다”고 전하며 모두를 폭소에 빠뜨렸다.

 

‘계란초밥’ 머리는 2022시즌 당시 푸이그가 보여줬던 헤어스타일로, 노랗게 물들인 가운데 머리만 남겨두는 모양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시도하지 못할 만한 파격적인 헤어, 깜짝스러운 발표에 함께 참석한 동료 이주형이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키움 야시엘 푸이그. 사진=뉴시스

 

유쾌한 ‘놀이공원 대전’도 발발했다. 롯데 주장 전준우가 “(행사장) 바로 옆에 롯데월드가 있는데, 선수단 전원과 팬들 모시고 롯데월드 투어 한 번 하겠다”고 발표해 현장을 찾은 롯데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삼성의 강민호가 맞받아쳤다. “저는 대한민국 최고 놀이동산이 에버랜드라 생각한다. 우승한다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 전원과 팬분들 1000명을 초대해 일일데이트를 하겠다. 사장님과도 약속이 됐다”는 묵직한 한 수를 던졌다.

 

LG 홍창기도 지지 않고 “LG에서 곤지암 리조트를 운영하는데, 팬들 초청해서 바베큐 파티를 열겠다. 또 LG전자 제품 구매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선수들이 직접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프로야구 롯데 전준우가 20일 잠실 롯데호텔 월드점에서 열린 2025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프로야구 삼성 강민호가 20일 잠실 롯데호텔 월드점에서 열린 2025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왕조를 노리는 KIA도 빠질 수 없다. 지난해 약속했던 KIA 차량 보유 팬들을 위한 세차를 최근 이행했던 김도영은 “선배들께서 세차하시더니 ‘신중하게 정하라’고 하셨다”고 웃으며 “(이날 입고온) 의상이 대학교 과잠바 느낌인데, 이처럼 대학 축제 같은 행사를 준비하겠다. 여러 체험활동도 하고 선수들과 달리기 시합도 할 수 있는 페스티벌을 마련해 추억을 쌓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NC 주장 박민우는 ‘늦가을 운동회’, ‘엔팍 무료 개방’ 등을 내걸었고, SSG 김광현은 “스타벅스 그리고 스타필드에서 선수들이 일일 알바를 뛰면서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역시 모기업을 향한 애정을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한화 김서현은 “가을야구에 가면 선배님들과 신구장에 생긴 국내 최초 인피니티풀에 다같이 입수하겠다. 또 대전이 빵과 칼국수가 유명하다. 팬들 초청해서 직접 칼국수를 만들어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KT와 두산은 조심스러웠다. KT 장성우는 “아직 얘기가 된 건 없다. 연고지 수원에서 할 수 있는 공약을 잘 생각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고, 두산 양의지는 “우승 생각만 하느라 아직 공약을 못 정했다. 추후에 정해서 (김)택연이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예고편을 전했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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