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게임 지식재산권(IP) 유출 분쟁으로 시끄럽다. 몸담고 있던 개발진들이 퇴사 후 신생 게임사를 차린 뒤 기존 넥슨에서 개발하던 게임과 유사한 작품을 냈다는 의혹을 받으며 갈등을 겪고 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디나미스원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핵심 관계자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디나미스원은 넥슨게임즈의 히트작인 서브컬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블루 아카이브’를 만든 핵심 개발진들이 퇴사 후 설립한 게임사다. 이들은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이던 미공개 게임의 애셋(개발 자료)을 무단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내부 조사 과정에서 디나미스원 일부 인사들이 퇴사 전부터 장기간 계획 하에 자사의 비공개 신규 프로젝트 ‘MX BLADE’의 핵심 정보를 무단 유출하고 신설 법인의 게임 개발에 활용하기로 모의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상호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게임 개발 환경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중한 범죄라고 판단하며, 경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 차원의 제도 보완에도 만전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나미스원은 이미 지난해 공개한 첫 작품이 표절 논란에 휘말려 개발이 중단된 바 있다. 9월 ‘프로젝트 KV’를 공개했지만 전반적인 스토리·캐릭터·시스템 등이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일었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곧바로 개발을 중단했다. 당시 회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저희의 미숙함이 여러분께 더 이상 상처와 불편을 드리지 않도록 프로젝트 KV를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모회사 넥슨코리아도 아이언메이스와 생존 어드벤처 PC 게임 ‘다크앤다커’를 두고 수년째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크앤다커는 넥슨코리아에서 게임 ‘P3’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개발진이 퇴사 후 설립한 게임사 아이언메이스에서 만든 작품이다.
넥슨코리아는 과거 신규개발본부 P3 개발 팀장으로 근무하던 최모 씨가 소스 코드와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퇴사 후 빼돌린 자료로 해당 게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2021년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코리아에 영업비밀 침해 손해배상 8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다크앤다커가 넥슨코리아 P3의 저작권은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P3는 배틀로얄 장르, 다크앤다커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로, 유사성이 없는 다른 게임 창작물임을 확인했다.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코리아의 자료(빌드파일, 소스코드 등 데이터)를 저장(유출)하고 이를 수정하거나 혹은 넥슨코리아의 자료를 참고해 다크앤다커 게임 소스코드 등을 새로 작성하는 등의 영업 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형사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이언메이스 직원 신분으로 부정행위를 한 현모 씨가 영업비밀 부정사용 및 저작권법 위반으로, 아이언메이스 역시 영업비밀 부정사용 및 저작권법 위반으로 송치됐다. 이밖에 이들은 영업비밀 누설과 업무상 배임으로 송치된 상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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