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 첫 단추 채운 김연경… 절정 향하는 그의 ‘라스트 댄스’

흥국생명 김연경이 지난 2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팬들과 생일 축하 이벤트를 갖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배구여제의 마지막 춤사위, 해피엔딩을 향한 조각들이 모여든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경쟁팀이던 정관장이 26일 장충 GS칼텍스전에서 패하면서 흥국생명의 승점 매직넘버가 소멸됐다. 2022∼2023시즌 이후 2년 만이자 구단 사상 7번째 챔피언결정전 직행이다. 특히 5경기를 앞두고 왕좌를 확정하면서 V리그 여자부에서 역대 가장 빠르게 1위를 확정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휴식 중에 찾아온 낭보, ‘배구여제’ 김연경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올 시즌을 마치고 현역 종료를 공언한 후, 은퇴투어까지 펼치며 화려한 피날레를 바라보는 상황에 찾아온 1위이기 때문. 게다가 축포가 쏘아진 이날은 김연경의 생일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값진 선물이 그를 찾아왔다.

 

안주할 때는 아니다. 다가올 챔프전에서 진정한 트로피를 챙겨야 한다. 1988년생의 김연경이 지난 몇 시즌 간 은퇴를 망설였던 이유도 바로 챔프전 우승이라는 미완의 목표 때문이었다. 최고의 영광으로 엔딩을 장식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마지막 챔프전 우승이 16년 전인 2008∼2009시즌일 정도로 갈증도 깊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해외 생활을 마치고 다시 발을 들인 국내 무대에서 내내 그를 괴롭힌 준우승 꼬리표도 떨쳐야 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로 잠시 유턴했던 2020∼2021시즌에는 챔프전에서 GS칼텍스에 무릎 꿇었다. 2022∼2023시즌 챔프전은 한국도로공사에 역대 최초 리버스스윕을 내주는 굴욕을 당해야 했고, 직전 2023∼2024시즌 챔프전도 현대건설에 3연패를 당하며 조연으로 남아야 했다.

 

매번 조력자 부재에 시달렸고, 외로운 싸움 끝에 번번이 좌절했다. 2020~2021시즌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으로 팀이 크게 흔들렸다. 2022~2023시즌은 주전 세터 이원정의 부상과 함께 김연경의 공격도 수월하게 조립되지 못했다. 직전 시즌은 외인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정규시즌 부진 및 태도 논란으로 떠나면서 팀 분위기가 확 식어버리는 아픔이 있었다.

 

이번에는 다른 엔딩을 꿈꾼다. 뜨거운 개막 14연승을 함께 빚어냈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했던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가 건강히 돌아와 다시 든든한 쌍포를 구축해줬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세터 이고은, 리베로 신연경은 물론 4년 차를 맞아 재능을 폭발시키는 정윤주까지 김연경의 도우미로 나선 상황. 그의 ‘라스트 댄스’가 해피엔딩을 향해 질주한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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