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작품을 하는 기간 동안 함께 잘 지낼 수 있긴 하지만 끝나고 나면 각자의 자리로 보통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잖아요. 각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주 뭔가 만남을 하면서 끈끈함을 유지해 간다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터디그룹’은 저희가 촬영할 때도 자주 모였었고 끝나고 나서도 이게 계속 유지가 되고 있어요.”
tvN ‘별들에게 물어봐’ 재벌녀 최고은과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에서 정의감 넘치는 이한경 선생님, 그리고 영화 ‘히트맨2’의 키플레이어 해인과 연극 ‘애나엑스’에서 자신감 넘치는 사기꾼 애나까지. 한지은은 다채로운 배우다. 동시기에 무려 네 작품이나 공개됐지만 캐릭터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풍기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한지은은 같은 시기에 드라마 2개가 방영된 것을 두고 “캐릭터가 워낙 다른 친구여서 보시는 분들이 헷갈리면 어떡하나 생각도 하긴 했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동시에 나와준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더라. 제가 연기한 모습들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었어서 행복했다. 다행히 또 온전히 다른 캐릭터로 봐주신 것 같아서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사전제작이었던 ‘별들에게 물어봐’는 촬영이 끝난 지 2년 가까이 됐고 ‘스터디그룹‘도 1년여 전에 촬영이 종료된 작품이다.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기다렸는지 묻자 한지은은 “항상 작품이 나오기 전에는 설렘 반, 그리고 걱정 반”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만든 작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설렘도 있지만 우리가 표현한 것들이 온전하게 잘 전달이 될 수 있을지 걱정도 항상 작용한다. 이번에도 역시나 비슷했다”고 돌아봤다.
한지은은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최우선으로 보는 건 대본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캐릭터를 본다고 밝힌 한지은은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됐을 때 출연 결정을 한다. 일단 제가 공감이 되어야 그만큼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두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별들에게 물어봐’의 박신우 감독과는 이전에 함께 작품을 했었고, ‘스터디그룹’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었던 만큼 이미 재밌게 본 적이 있었다고 한지은은 전했다. 아울러 “제가 학원물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저에게 또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한경에게 어떤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갔느냐는 물음에 한지은은 “한경이는 정의 구현을 하려고 하고, 뚝심 있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런 지점들이 저라는 사람과 조금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남들은 다 안 된다고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에 있어서 저도 한 번 마음먹으면 그런 말을 믿지 않고 경험을 하면서 헤쳐 나가려는 성향이 있다”며 “그런 모습이 어떻게 보면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저의 길을 만들어 줘서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스터디그룹’은 대부분 신인급 배우로 채워졌다. 한지은이 처음으로 제일 선배로서 촬영한 작품이었다. 한지은은 “처음엔 ‘내가 잘 아우를 수 있을까’ 내심 걱정하고 긴장을 했다. 다행히 민현이가 주축이 돼서 우리가 같이 어우러질 수 있게 환경과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 다른 친구들도 너무 순수하고 밝고 분위기 자체가 좋았다. 자연스럽게 저도 녹아들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었디”며 “사실 제가 따지면 선배라고 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개념없이 서로 잘 지내면서 촬영을 했다”고 떠올렸다.
또한 ‘스터디그룹’이 이정도로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한지은은 “중간에 가편집본을 봤었는데 재밌었다. 방송사에서도 완성본이 재밌다며 기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서 잘 될 것 같다고는 생각했었다”면서도 “사실 이만큼까지 잘될 줄은 상상을 못했다.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흐뭇함을 드러냈다.
주연 배우 황민현은 지난해 ‘스터디그룹’ 촬영이 끝난 직후부터 군 복무 중이다. 드라마 방영 전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가 됐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아쉽게도 주연 배우의 부재 속에 제작발표회나 라운드 인터뷰와 같은 홍보 일정은 진행되지 못했다. 황민현 또한 동료들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엄청 아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지은은 “제가 민현이어도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왜냐하면 제가 옆에서 봤을 때 민현이가 촬영하면서 얼마나 애정을 깊게 갖고 있는 작품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촬영 기간 동안 촬영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바쁜 스케줄이 계속 많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제가 듣기론 그 와중에도 촬영 기간에 쉬는 날인데도 액션 스쿨에 가서 끝까지 연습을 계속하면서 촬영을 했다더라. 저희가 촬영 기간도 꽤 길었었어서 6~7개월 정도 촬영을 했다. 촬영을 소화하면서 쉬는 날에도 쉬지 않고 꾸준히 액션을 연습하는 게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민현이가 얼마나 ‘스터디그룹’에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작품이 나왔을 때 홍보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지 저도 조금은 아쉽고 속상할 것 같다”고 공감했다.
한지은은 “그래서 저희가 최대한 같이 단합해서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건 더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민현이가 지금 SNS 활동도 잘 못하고 있으니까 우리가 민현이랑 함께 찍은 사진들을 최대한 많이 올리자고 합심했다. 그렇게라도 민현이의 아쉬움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실제로 ‘스터디그룹’ 멤버들은 촬영이 끝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지은이 출연하는 연극을 황민현을 비롯해 멤버 전원이 보러간 인증샷을 SNS에 남겼다. 드라마 반응이 좋은 만큼 출연진 분위기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한지은은 “다들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 하고 있다”고 배우들의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사실 배우들이 작품을 하는 기간 동안 함께 잘 지내지만 끝나고 나면 각자의 자리로 보통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그래서 각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주 만남을 갖고 끈끈함을 유지해 간다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터디그룹’은 촬영할 때도 저희가 자주 모였고 끝나고 나서도 계속 유지가 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더불어 “제 공연까지 와줬는데 예쁘게 문구까지 적힌 케이크도 맞춰서 와줬더라. 서로에게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계속 유지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저희는 시즌2로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진심으로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한지은은 연극 ‘애나엑스’의 주인공 애나 역으로 계속해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는 “연기에 대해서 정체기가 왔다고 느꼈을 때 ‘애나엑스’라는 작품을 만났다고 밝혔다. 지금은 정체기를 조금은 극복했는지 묻자 한지은은 “다음 작품을 할 때 저도 제 자신이 기대가 된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한지은은 “어느 정도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그동안 조금은 갈증을 느끼고 답답했던 부분들이 조금씩 해소가 되고 있다”며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나 작품 자체를 분석하는 것도 그렇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매체 연기로 돌아와서 작품을 할 때 지금 갖고 있는 마음을 잘 간직해서 그대로 적용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그러면 확실히 조금 더 재미있는 지점들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체력적으로 부담은 없었을까. 한지은은 “피곤은 한데 마음이 행복한가 보다. 오히려 내가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껴서 육체의 피곤함이 정신으로는 오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서 요즘엔 도파민 때문에 공연이 끝나고 오면 집에 와서도 잠을 잘 못잔다. 도파민이 분비되어 있는 상태가 계속 유지가 되더라. 또 다음 공연을 생각하고 그날 했던 공연을 곱씹으면서 어떤 걸 해볼까 이런 생각을 계속 하느라 잠을 못자는 것 같다”고 웃었다.
아울러 “원래는 체력이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정신력이 체력을 이기는 스타일인 것 같다. 예전에 병원에서 맥을 짚어봤는데 엄청나게 큰 에너지를 갖고 난 체질은 못 돼서 금방 지치고 피로감을 느끼는 타입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방전이 빨리 되기는 한다. (에너지를) 몰아서 쓰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직 차기작은 정해진 게 없다는 한지은은 올해 계획을 두고 “지금까지는 늘 작품만 하고 SNS나 다른 외부적인 활동에선 제가 노출이 없는 편이었다. 팬들도 그래서 늘 갈증이 있었을 것 같다”며 “이전보다는 더 많이 보여드리려는 계획이 조금은 있다. 작품 이외에도 인사드릴 수 있는 시간이 더 있지 않을까”라고 밝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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