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적으로 만나는 제자에게, 따뜻한 덕담을 건넸다.
‘오키나와 리그’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는 KT는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야구장에서 한화와 첫 실전 경기를 갖는다. 공교로운 스토리로 얽힌 두 팀이다. 지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한화로 넘어간 엄상백, 심우준이 모두 KT 출신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해야 한다.
오후 1시 경기를 앞두고 구장에 도착한 이강철 KT 감독과 심우준의 만남은 금세 이뤄졌다. 심우준이 KT 훈련을 지켜보는 이 감독을 찾아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사령탑도 따뜻한 미소로 옛 제자의 어깨를 토닥이며 짧은 인사를 나눴다.
어떤 이야기를 건넸는지 묻자 이강철 감독은 “살 좀 찌라고 했다. 살 많이 빠졌더라고”라며 껄껄 웃었다. 이어 “(주변의 소리에) 신경 쓰지 말고 잘하라고, 괜히 부담 갖지 말라고. 그리고 거기서 받는 만큼 돈값 잘하라고 했다. 잘해야 우준이에게도 좋은 거 아니겠나”라고 말하며 모두를 폭소에 빠뜨렸다. 웃음과 농담이 섞였지만, 옛 제자를 향한 따뜻한 본심이 담긴 사령탑의 한마디였다.
일본 오키나와=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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