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메인 MC들은 오랫동안 중견 방송인이 활약했다. 십수년전부터 MC 최정상에 위치한 유재석·강호동·신동엽부터 ‘다작의 아이콘’ 전현무·김성주에 이르기까지 방송과 시상식 등을 넘나들며 역량을 펼쳤다. 이들의 활약과는 별개로 차세대 MC 발굴의 중요성도 나날이 커진다. 익숙한 얼굴로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방송가를 신선함으로 물들이는 예능인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데프콘은 지상파와 케이블, OTT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과거 MBC ‘무한도전’을 계기로 예능감을 인정받은 데프콘은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ENA·SBS Plus 연애 리얼리티 ‘나는 솔로’를 통해 메인 MC로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남녀 출연자들의 독특한 캐릭터성이 나는 솔로의 인기 요인이지만 VCR을 보는 데프콘 특유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리액션이 방송의 재미를 더욱 살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는 솔로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스핀오프 프로그램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서도 데프콘은 메인 MC를 맡아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엔 지상파 방송과 OTT까지 메인 MC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KBS2 ‘동물은 훌륭하다’ MC 자리를 꿰찬 것에 이어 최근에는 가수 지드래곤의 예능 복귀로 주목 받은 김태호 PD의 MBC ‘굿데이’ 진행을 맡았다. 굿데이에서 데프콘은 지드래곤을 비롯한 출연진에게 나는 솔로식 이름을 지어주는 등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예능감을 뽐내 주목 받았다.
넷플릭스에서도 MC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츠인 일일 예능 프로그램 중 당당하게 한 자리를 맡았다.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동미새: 동호회에 미친 새내기’에서 데프콘은 다양한 동호회원들과 어울리며 직접 체험에 나서 특별한 동호회 라이프스타일을 시청자에게 직접 선보이고 있다.
장도연은 차세대 국민 MC 선두주자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미 예능 대부 이경규를 비롯해 방송가 PD들도 장도연의 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앞서 이경규는 장도연을 향해 “대한민국 여성MC 중 단독진행을 할 수 있는 유일한 MC”라고 평했으며 ‘PD들이 뽑은 차세대 유재석’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예능 섭외 1순위로 자리 잡은 장도연은 2021년부터 쉴 틈 없이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약 중이다.
안정적인 진행실력과 더불어 튀지 않고 누구와도 어우러질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유머러스한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작은 이야기라도 궁금해하고 경청하는 자세는 토크쇼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장도연이 단독 진행을 맡은 ‘살롱드립’은 송중기·이민호아이유 등 톱스타들이 찾을 만큼 최정상 유튜브 토크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가수 이찬원은 본업은 물론 예능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며 어느덧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뛰어난 공감 능력과 센스 있는 입담 등을 선보이며 시청자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엔 야구를 보러 갔다가 즉석에서 중계석에 초대됐는데도 전문 야구 캐스터 못지않은 놀라운 중계 실력을 펼쳤다.
KBS2 ‘불후의 명곡’과 ‘하이엔드 소금쟁이’, ‘편스토랑’,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MC로 쉼 없이 활약한 이찬원은 같은 해 연말엔 ‘2024 KBS 연예대상’ MC로 발탁돼 시상식 진행으로도 남다른 저력을 보여줬다. 이준, 이영지 등과 함께 3시간 동안 행사를 이끌었는데 이찬원이 진행을 이끄는 구도였다. 이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이찬원은 데뷔 4년 만에 2024 KBS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방송 3사 연예대상 기준, 남자 최연소 단독 대상이다. 차세대 예능 MC로 능력을 입증한 이찬원의 향후 행보에 기대감이 더욱 쏠린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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