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번뜩인 활약이었다. 교체 출전한 이강인(PSG)이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희미해진 존재감을 되살렸다.
이강인은 24일 프랑스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옹과의 2024~2025 프랑스 리그1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리그 5호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만들어 낸 값진 성과다. 이날 도움 1개를 추가한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 6골·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포인트는 11개로 팀 내 3위를 달린다. 우스만 뎀벨레(17골·4도움)와 브래들리 바르콜라(11골·6도움)의 뒤를 따른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다. 리그에서 기회창출은 48회로 팀 내 1위다. 올 시즌 경기당 득점은 0.41골이고 경기당 평점은 7.53이다. 둘 다 팀 내 4위다. 장기인 드리블 성공 횟수는 1.5개로 5위다. 지표만 보면 주전급인 셈이다. 그럼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PSG에서 최근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강인이 풀타임을 소화한 건 지난 5일 르망과의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16강 원정이 마지막이다. 직후 경기였던 8일 모나코와의 리그1 21라운드에서는 교체 출전해 27분을 뛰었고 그다음이었던 12일 브레스트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출전 시간이 15분까지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공격포인트를 쌓을 기회도 줄었다. 지난 2일 브레스트와의 리그1 20라운드에서 리그 4호 도움을 기록한 뒤 공식전 5경기 연속 침묵했다.
하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9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뒤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38분 리옹의 리얀 셰르키가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에 나섰다. 원정에서 자칫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상황. 이때 이강인의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발끝이 곁들어졌다.
불과 2분 뒤인 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공을 곤살루 하무스가 오른쪽의 이강인에게 흘렸다. 이강인은 이를 받아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아치라프 하키미에게 패스를 건넸고, 하키미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이 직접 해결하기보다 동료에게 더 확실한 찬스를 건넨 이강인의 이타심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PSG가 이후 후반 추가시간 리옹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이강인이 도운 득점의 세 번째 골이 결승골이 됐다.
이강인은 16분의 짧은 출전 속에서도 14번의 볼 터치, 패스 성공률 100%(11/11), 드리블 성공 1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사이트도 호평했다.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2를 매겼고 소파스코어는 7.1을 줬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 네 명 중 가장 높았다.
이날 활약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타이 달성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2022∼2023시즌 스페인 라리가의 마요르카 소속으로 공격포인트 12개(6골·6도움)를 새긴 바 있다. 이강인이 이날 활약을 바탕으로 입지를 넓혀나가 공격포인트를 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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