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아스팔트 뛰는 것 같아” 선수들의 볼멘 소리…이른 개막에 몸살 앓는 K리그

프로축구 K리그가 추운 날씨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FC서울 정승원이 22일 FC안양과의 맞대결에서 넘어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스팔트에서 뛰는 것 같다. 무릎을 굽히기도 어렵다.”

 

 프로축구 K리그가 추운 날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전히 맹렬한 찬바람과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그라운드마저 딱딱하다. 선수들은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는 이른 개막을 맞았다. K리그1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등 국제대회 여파로 예년보다 일찍 출발했다.

 

 K리그1 1라운드 때까진 괜찮았다. 모든 경기가 비교적 따듯한 남부지방에서 열렸다. 실제로 기온(경기 개최 지역 평균 기온 영상)도 높았다. 지난 주말은 달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서울 기준 평균 기온이 영하 2.3도였다. 23일 K리그1, K리그2가 열린 지역 평균 기온은 영하를 밑돌았다.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경기를 뛰는 선수도, 이를 지켜보는 팬들도 추위에 떨어야 했다.

 

 아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난 22일 FC안양과 맞붙은 정승원(FC서울)은 “정말 추웠다. 팬들은 얼마나 추웠을까”라고 걱정하며 “살짝 얼어있는 곳이 있어서 미끄럽기도 했다. 춥다 보니까 판단력도 스피드도 느려지는 것 같다.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일 때도 조심스럽다. 최대한 몸을 잘 풀어야 한다. 이른 개막으로 날씨가 추워서 아쉽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맞춰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가 추운 날씨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 현대 전진우가 23일 광주FC와의 맞대결에서 부상을 입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추운 날씨와 언 잔디는 선수들을 얼어붙게 만든다. 볼 컨트롤도 어렵고, 자주 미끄러지기까지 했다. 김진수(서울)는 “특히 전반에 힘들었다. 공이 잘 나가지도 않았고, 경기를 뛰면서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우리 팀뿐만 아니라 개막을 빨리했기 때문에 다른 팀에도 부상자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안양 김정현은 부상을 입었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근육 부상이 올라오면 3주 이상 간다. 팀의 중심 선수라 활동량이 많은데, 추운 날씨 때문에 근육 문제가 생겼다”고 걱정했다.

 

 구단 트레이너들은 추위에 싸우는 선수들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경기 전 족욕기를 사용하고, 웜업크림을 바르는 등 신체 온도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걱정을 숨길 수가 없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걱정이 크다. 낮 경기를 해서 어느 정도 잔디가 녹는다고는 하지만 선수들이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경기 중에 축구화가 얼어 핫팩으로 발을 녹이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멈추거나 착지할 때 미끄러지면 평소보다 충격을 두 배로 받고, 에너지 소모가 커서 근육에도 쉽게 무리가 간다. 특히 손이 생명인 골키퍼는 커피포트에 따듯한 물을 받아 손을 녹이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프로축구 K리그가 추운 날씨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울산HD 선수들이 23일 경기를 앞두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뜨거운 열정만으론 추위를 이길 수 없다. 이른 개막은 불가피한 조정이었다. 다만 이 모든 것을 선수와 팬에게 이해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초반 라운드까진 남부 지방에서 연이어 개최하는 방식이나, 따듯한 시간대로 경기 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겨울철을 위한 잔디 관리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K리그는 가을에 개막해 봄에 마무리하는 ‘추춘제’를 검토하고 있다. 세계 각국 리그가 일정을 공유하는 추세에 K리그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이라면 추춘제를 반기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추위에 대비, 정비하며 다가올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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