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뜨거운 봄’] 챔프전 꿈꾸는 두 감독, 장외 대결 불꽃 튄다

사진=WKBL 제공

 

외나무다리에 선 두 팀, 누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쥘까.

 

봄농구 최고 격전지를 두고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정규리그 2위 BNK와 3위 삼성생명이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에서 5판3선승제로 맞붙는다. 오는 3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팡파르를 울린다.

 

두 팀 모두 한때 정규리그 우승을 목표로 달렸지만, 끝내 우리은행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오로지 한 팀만이 챔피언결정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여기서 이긴 팀은 하루 앞서 2일부터 시작되는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과 4위 KB국민은행의 PO 승자와 트로피를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

 

개막 전 자유계약(FA)으로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품은 BNK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우뚝 섰다. 실제로도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막바지 주전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 이탈 등이 겹치면서 정규리그 2위에 머물렀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 롤러코스터 행보 끝에 3위를 차지했다. 초반만 해도 크게 흔들렸다. 개막 4연패로 시작해 1라운드 전패 위기까지 겪은 게 대표적이다. 이후 2라운드 전승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 에이스 배혜윤을 앞세워 막판까지 상위권 경쟁에 참여한 바 있다.

 

용호상박의 대결이다. 전문가들마저 승패 예측을 향해 확답을 피할 정도로 치열한 시리즈가 예상된다.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삼성생명이 웃었다. 앞서 6차례 맞붙어 4승2패를 기록한 것. 다만, 최근 들어 두 팀이 만날 때마다 접전을 펼쳤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생명이 4~6라운드 맞대결에서 우위(2승1패)를 점한 가운데 이 3경기 모두 점수 차가 5점(평균 3.3점)을 넘지 못했다. PO에서도 피 말리는 혈전이 점쳐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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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에서만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는 건 아니다. 장외 대결도 관심사다. 이른바, 사령탑들의 벤치 지략 싸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박정은 BNK 감독은 레전드 출신이다. 선수 시절 수확한 챔피언결정전 우승반지만 5개다. 감독으로는 막내 구단 BNK와 함께 첫 우승에 도전한다.

 

4년 전 지휘봉을 잡은 뒤 2022∼2023시즌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이어진 고난의 시간도 함께했다. 준우승 이후 최하위 추락, 와신상담을 거쳐 다시 한번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는 문턱에 섰다.

 

고지 앞을 막아선 삼성생명을 경계한다. 넘어야 할 벽이다. 박 감독은 “삼성생명과 붙을 때마다 숙제가 늘어나더라. 빅맨 매치업을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특히 배혜윤이 경계된다. 또 삼성생명 벤치에서 선보일 변칙 전략들도 염두하고 있다. 대비를 잘해서 PO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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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지난해 4월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됐다. 데뷔 시즌 성공적인 정규리그 성적표를 남겼다. 초보 사령탑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PO로 안착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고 공격력을 자랑, 팀 평균 득점(64.63점)은 6개 구단 중 1위다.

 

지도자로서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시즌 초 부침이 자양분이 됐다. 당시를 떠올린 하 감독은 “정신이 없었다”면서 “‘경기가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제는 여유도 생겼고, 계속해서 조금씩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PO를 앞두고 주포인 키아나 스미스의 복귀 여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의 팔꿈치 부상 이탈 이후 삼성생명은 2승3패에 그쳤다. 올 시즌 팀 내 득점 1위(평균 13.04점), 어시스트 2위(3.13)를 마크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하 감독이 PO서 천군만마의 등장으로 활짝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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