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뜨거운 봄'] ‘미쳐야 산다’ 살얼음판 PO, 영웅 찾습니다!

우리은행 이명관. 사진=WKBL 제공

 난세의 영웅이 등장할 시간이다.

 

 싸울 상대가 명확해지는 봄농구에선 양 팀 모두 분석과 예측을 마친 채 맞붙는다. 알고도 못 막는 에이스도 있겠지만, 예상치 못한 선수까지 터져줘야 피 터지는 싸움에서 1승을 챙길 수 있다. 예측불허 변수가 필요하다. 필요조건은 강심장이다. 여자프로농구(WKBL) 해설위원이 공통으로 뽑은 강심장의 주인공은 이명관(우리은행)과 심수현(BNK)이다.

 

 포워드 이명관은 3라운더 기적의 주인공이다. 최근 보기 드문 대학(단국대) 출신으로 2019~2020 WKBL 신입선수 선발회서 마지막 순번인 3라운드 6순위로 삼성생명의 유니폼을 입었다. 부상 탓에 다소 데뷔가 늦었지만 첫 시즌(2020~2021시즌)부터 깜짝 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경험했다. 현재는 우리은행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반전을 만든다. 이명관은 데뷔 시즌 WKBL 최초인 4위 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새 역사에 이바지했다. 특히 3, 4차전서 각각 13점, 14점을 올렸다. 정규리그에선 평균 10분대 출전 3.8점. 말 그대로 챔피언결정전서 깜짝 카드로 등장해 미친 활약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은행 이명관. 사진=WKBL 제공

 3초의 기적도 있다. 이명관이 우리은행으로 적을 옮긴 지난 시즌, 2023년 11월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경기. 우리은행이 70-71로 뒤지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단 3초, 기적을 썼다. 김단비에게 공을 받은 박지현이 수비에 막히자 이명관이 왼쪽 골밑으로 파고들었다. 박지현의 패스를 받은 이명관은 버저비터 골밑 득점을 성공하며 역전승을 만들었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한 번씩 보여준다. 삼성생명이 우승했을 때도 그랬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첫 시즌에도 그랬다”며 기대했다. 하은주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화려하지 않지만 알토란 같은 선수”라며 “주득점원은 아니나 외곽에서 던져줄 수도 있고, 공간을 파고들면서 동료에게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NK 심수현. 사진=WKBL 제공

 떠오르는 히든카드다. 프로 데뷔 3년 차 가드 심수현은 지난 시즌 신한은행에서 BNK로 이적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엔 이소희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기회를 받았다. 수비와 경기 조율에 있어서 기복이 크지만, 공격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특히 속공과 돌파에 강점이 있다. 막판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정규리그 29경기서 개인 최고인 평균 5.6점을 기록했으나, 5~6라운드 평균 8.6점을 찍었다. 지난달 삼성생명전에서 18점을 기록해 커리어하이를 쓰기도 했다.

 

 분위기 반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김일두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공격에 대한 적극성이 워낙 좋다. 적극성은 PO와 같은 단기전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팀 주축 선수들보다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분석이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PO에선 변칙이 필요하다. 강심장, 대범함을 갖춘 심수현이 멤버가 좋은 BNK 사이에 3번째 카드가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BNK 심수현. 사진=WKBL 제공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