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뜨거운 봄'] ‘어우우’ 위대인의 반전 드라마, 통합우승도?…韓 스포츠 최초 13번째 챔피언 도전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이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위성우 감독이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어우우(어차피 우승은 우리은행)’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WKBL)서 강력한 팀이라는 의미다. 본체는 위성우 감독이다. 정규리그에서 이변을 연출한 위 감독은 또 한번 반전의 역사를 만들 수 있을까. 다음 달 2일 KB국민은행과 플레이오프(PO)서 맞붙는다. 

 

 이번만큼은 쉽지 않을 거란 예측이 나온다.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안고 있기 때문. 우리은행은 박지현, 박혜진, 최이샘, 나윤정 등 핵심 멤버 4명이 동시에 팀을 떠나면서 개막 전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전을 만들었다. 리그 최상위 포식자 김단비 덕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단비를 제외하면 해결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부족하다. 단기전에선 순간의 위기를 이겨내는 베테랑의 노련함이 중요한데, 우리은행엔 심성영, 이명관, 한엄지 정도를 제외하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사진=WKBL 제공

 우리은행에겐 ‘1옵션’ 위 감독이 있다. 2012~2013시즌 우리은행의 지휘봉을 잡아 데뷔한 위 감독은 올 시즌 우리은행의 15번째, 개인 통산 10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모두 WKBL 역대 최고 기록이다. 단기전 경험도 풍부하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8번, 통합우승 7번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 승률은 무려 80%(24승6패)다.

 

 비결은 철저한 준비와 빠른 판단에 있다. 위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농구라면 리그를 가리지 않고 찾아보고 우리은행에 대입할 수 있는 전술은 꼭 메모한다. 아는 것이 많으니 활용할 옵션이 많은 게 당연할 터. 준비한 공격이나 수비가 막히면 대안을 내세워 즉각적인 변화를 준다. 남자프로농구(KBL) 일부 감독들이 우리은행의 경기를 찾아보곤 하는 이유다.

 

 김단비 부담 줄이기가 관건이다. 김단비는 언제나 그랬듯 자기 자신의 몫을 할 예정이다. 뒷받침하는 조력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기전은 피로도가 배로 쌓인다. 상대는 체력으로 몰아붙여 김단비를 압박할 예정이다. 위 감독은 김단비의 부담은 줄이되 효율은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앓는 소리를 하는 배경이다. 위 감독은 “우승을 자주 할 때랑은 차원이 다르다. 욕심부릴 생각은 1%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어느 팀을 만나던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단비를 제외하면 큰 경기에서 주가 되어 뛴 선수가 없다. 경험이 있어도 식스맨으로 뛴 것이 전부”라며 “통합우승을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 팀 컨디션에 맞춰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단비 역시 신중했다. 그는 “통합 우승은커녕 PO 성적도 단정할 수 없다. 단기전은 실력으로 판가름난다. 우리 팀은 모두가 열심히 하지만 실력으로는 타 팀에 비해 부족하다”며 “PO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국 정상을 꿈꾼다. 고비를 넘고 트로피를 차지하면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 최상단에 선다. 최초 1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눈앞이다. 현재는 공동 1위다. 지난해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 KIA와 12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우승의 기쁨과 함께 한국 스포츠계 새역사를 꿈꾸는 우리은행이다.

사진=WKBL 제공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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