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엔딩의 비밀 도경수, ‘말할 수 없는 비밀’

도경수는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배우다. 상영 중인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서유민 감독)에서도 그만의 담백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연기가 돋보였다.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쌓아가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과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물. 동명의 대만 원작을 리메이크 했다. 도경수는 천재 피아니스트 음대생 유준 역을 맡아 스크린 첫 멜로 열기를 선보인다. 사랑에 빠지면서 점점 변화하는 과정이 도경수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설득력 있게 표현됐다. 그의 눈빛 하나, 작은 제스처까지도 유준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여기에 피아노 연주 장면까지 더해져, 새로운 도전을 향한 그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됐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피아노 연주에 도전했다는 도경수는 피아니스트의 손을 움직일 때 박자, 모션까지 연습했다. 그는 “가수 활동(그룹 엑소)을 했으니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더라. 노래만 불러왔다. 악기는 아예 몰랐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그는 “연습기간은 3주 정도다. ‘더 문’(2023)이라는 영화가 끝나고 바로 크랭크인이 되어서 생각보다 연습기간이 짧다. 손기술이 현란하게 보이는 것을 반복 연습 했다”라면서 “‘너가 진짜 건반을 친 거야?’라는 반응을 듣고 가장 기뻤다. 연습을 열심히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술적인 면과 편집 등이 극의 몰입도를 깨지 않았다는 소리니까. 저 역시 이렇게까지 자연스럽게 나올 줄 몰랐다”라며 편집의 힘에 감탄했다.

 

유준은 해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와서 정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도경수는 첫사랑의 설렘과 엇갈림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그는 “군대에서 출연 제안을 받았다. 원작을 좋아하기도 하고 멜로 장르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멜로 영화를 보면 따뜻함이 남지 않나. 그런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동안 도전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극한의 감정선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이런 밝고 따뜻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멜로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 배우와의 호흡. 도경수는 원진아와의 호흡에 대해 “차분한 이미지일 줄 알았는데, 만나보니 180도 다른 사람이었다. 정말 밝고 활기 넘치는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리허설을 하면서 ‘정아를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생기 넘치는 정아를 보여줬다. 덕분에 촬영이 훨씬 수월했고, 서로 잘 맞았던 것 같다. 특히 피아노 연주 장면인 ‘고양이 춤’ 부분에서 유준과 정아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호흡이 좋았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라고 상대역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도경수는 “원작에서 캐릭터는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다. 반면 한국판 유준이는 더 직접적으로 달려가고, 경주마처럼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유준의 사랑을 더욱 몰입감 있게 전달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서유민 감독은 도경수에 대해 “시나리오를 쓰고 처음 생각한 배우가 도경수였다. 음악 하는 분 특유의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느낌, 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좋았다”며 도경수와의 작업 소감을 밝혔다. 도경수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감히 성공한 리메이크 작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의 결을 살리며 한국적 표현을 잘했다고 느꼈다. 인물들의 관계성에서 따뜻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다”라며 “엔딩에서 판타지적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정아를 마주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계속 고민했던 거 같다. 어떤 엔딩인지 직접 봐주시면 좋겠다”라며 너스레를 떤다.  

 

도경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멜로 주연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원작 팬들의 기대 속에서 그가 어떻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했을지, 극장에서 확인해볼 차례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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