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민에게 기쁨 드리고파.”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난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 쇼트트랙에 나서는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다. 임효준은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대표팀 일원으로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에서 오성홍기를 달고 출전한다. 또 한 명의 한국 출신 전재수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린샤오쥔은 최근 중국 국제텔레비전(CGTV)과의 인터뷰서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AG다. 유일하게 메달이 없는 대회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샤오쥔은 과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서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19년 훈련 도중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서 선수 인생 갈림길에 섰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 이듬해 4월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귀화를 택했다. 이후 대법원에선 무죄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는 나서지 못했다.
다시 달린다. 2022~2023시즌부터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월드컵 5차 대회서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여전히 기량을 자랑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서 개최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남자 500m, 5000 계주, 혼성 2000m 계주 등을 제패,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부상 이슈가 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앞서 이번 시즌 1,2차 월드컵서 어깨가 탈구된 바 있다. 린샤우쥔은 “좋은 의료진, 코치님들과 잘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린샤오쥔은 한국 대표팀이 경계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좀 더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린샤오쥔은 “솔직히 단체전이 가장 기대된다. 남자 계주(5000m), 혼성 계주(2000m)가 욕심난다”면서 “훈련이 잘 돼 있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중국 국민에게 성적으로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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