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승리, 이대로 V리그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을 넘본다.
반환점을 돌고 뜨겁게 진행되는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남녀부를 모두 합해 20승 고지를 밟은 팀은 딱 하나, 현대캐피탈이다. 1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을 3-1로 꺾고 정규시즌 스무 번째 승리(20승2패·승점58)를 자축했다.
엄청난 연승이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28일 열린 OK저축은행과의 2라운드를 시작으로 벌써 13연승이 쌓였다. 남자부 역대 최다 연승 공동 3위다. 앞서 삼성화재가 2005∼2006시즌, 2009∼2010시즌에 두 차례 성공했고, 대한항공이 2011∼2012시즌에 딱 한 번 빚어낸 바 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V리그 남자부 역대 최다 연승 ‘톱3’에 모두 이름을 싣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1위 기록인 18연승은 2015∼2016시즌의 현대캐피탈이 만들었다. 2005∼2006시즌 현대캐피탈의 15연승이 2위로 뒤를 잇는다. 삼성화재와 함께 V리그를 쥐락펴락했던 강팀 간판에 걸맞은 대단한 업적이다.
멈출 생각은 없다. 이대로 18연승 혹은 그 이상을 노려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기세다.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 화끈한 ‘공격배구’의 정수를 보여주는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그만큼 압도적이다. 팀 공격성공률 1위(54.49%), 득점 2위(1947점). 여기에 상대 코트를 폭격하는 강력한 서브(세트당 1.60개)와 높이를 앞세운 블로킹(세트당 2.71개) 모두 리그 선두다.
허수봉-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라는 리그 최고의 쌍두마차가 중심에 선다. 레오는 득점 2위(435점)와 공격성공률 3위(55.62%), 허수봉은 득점 4위(377점)와 공격성공률 2위(55.89%)를 기록 중이다. 각각 최고의 외인과 최고의 토종 거포로 불려도 손색없다. 허수봉은 세트당 0.44개의 서브 득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며 완성형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내는 중이다.
남자부 A단장은 “현대캐피탈 면면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이겨야할지 감이 안 온다. 적수가 없다.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서브를 뛰는 수준이다.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후반기 돌풍으로 주목받는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도 “우리가 다른 팀에는 쉽게 지지 않는 힘을 갖춰가고 있는데, 솔직히 현대캐피탈은 못 이기겠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아직 찾지 못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다.
이미 정규리그 1위를 예약했다는 게 중론이다. 2위 대한항공(13승8패·승점43)과의 승점 차는 15점이다. 남은 3번의 맞대결에서 대한항공이 승점 9를 온전히 챙겨도 줄이기 힘든 격차다. 이대로 역사적인 연승 그리고 6번째이자 7년 만의 정규리그 1위를 바라보는 현대캐피탈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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