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하는데, 은퇴 시사한 워니… 이유는 ‘가족애’였다

사진=KBL 제공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만, 아직까진 (은퇴 계획엔) 변함이 없어요.”

 

남자프로농구 SK의 에이스 자밀 워니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누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시즌 종료 후 은퇴 가능성을 두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 크블몽 팀 유니폼을 입고 34분55초를 뛴 가운데 41점·19리바운드·5어시스트·2스틸을 기록했다. 그의 맹활약에 힘입은 크블몽 팀은 공아지 팀을 142-126으로 제압했다. 기자단 투표 결과 77표 가운데 66표를 휩쓸었다. 직전 2023∼2024시즌에 이어 올스타전 MVP 트로피만 두 번째다.

 

공교롭게 은퇴를 시사한 직후다. 워니는 올 시즌 들어 은퇴 의사를 개인 블로그와 구단을 통해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시즌을 마친 뒤 유니폼을 벗을 계획이다. 다만, 기량에는 문제가 없다. 올 시즌 정규리그 30경기 동안 평균 34분26초를 뛰어 24.5점·12.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현시점 리그 득점, 리바운드 모두 1위다. 라운드 MVP만 해도 두 차례 들어 올렸다.

 

2024∼2025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19일 부산 동래구 사직체육관에서 크블몽팀 자밀 워니가 덩크슛을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수 본인 역시 “기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19일 올스타전을 마친 뒤 워니는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에 누나와 조카가 있다. 조카의 경우 이제 학교를 다닐 나이가 됐고, 아버지의 역할을 내가 대신 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은퇴 번복이) 절대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내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워니를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뜨거운 열정을 불태웠다.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연습과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건 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워니는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동기부여가 크게 된다. 아직 31살이지만, 앞으로 많은 삶이 남아 있다. 지금 한 순간 한 순간이 너무 소중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직전 시즌을 복기한 워니는 올스타 브레이크 후 맞게 될 후반기 각오로 “작년에도 초반에 잘하다가 마지막에 무너졌다. 올해는 더 집중해야 한다. 부상 선수가 돌아오고, 선수 개개인이 하루하루 발전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직=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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