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球都)’ 수식어에 어울리는 하루였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8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인 만큼 현장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지난 6일 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입장권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동이 났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온라인 예매 시작 후 6분 만에 준비했던 8800석이 모두 팔렸다”면서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부응하고자 올스타전 당일 현장에서 시야 방해석 등 약 250석을 추가로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이날 최종 관중 집계는 총 9053명이다.
최근 프로농구의 흥행은 연일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팬데믹 여파는 온데간데없다.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 총 관중 68만7303명을 시작해 지난 시즌에는 83만6917명을 동원했다.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도 코로나19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떨쳐낸 모양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9000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 등 흥행 성공을 거뒀다.
열기는 전날부터 뜨거웠다. 팬과 선수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18일 올스타 전야제로 부산 수영구 밀락더마켓에서 열린 ‘크블랜드’는 유기상(LG), 허웅(KCC) 등 24명의 올스타 선수와 100여 명의 초청 팬이 어우러져 다양한 미니게임과 토크쇼, 포토타임 등을 즐겼다.
이날 역시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경기장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과 참여형 행사 부스가 팬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한 팬은 “평소에 농구를 좋아하지 않던 친구와 함께 올스타전을 찾았다”면서 “올스타전은 축제 아닌가. 모두가 즐길 수 있어 특별한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매 시즌 단 하루만 주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미소 지었다.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장외 프로그램으로 동아오츠카, KBL 어시스터, 올스타 굿즈, 포토이즘, 올스타 포토존 등 가지각색 부스를 포함해 출범 25주년 기념 캐릭터인 ‘KBL 프렌즈’ 인형뽑기, 올스타 선수 그림전 등 직접 참여해 교감할 수 있는 행사가 이목을 끌었다.
단순히 스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팬들은 직접 투표로 뽑은 선수들이 코트 위에 오른다. 동경의 대상인 농구선수들을 바라보는 어린이 팬들의 눈빛도 초롱초롱했다.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올스타전을 찾은 이준형 군은 “작년부터 현대모비스의 팬이 됐다. 오늘 올스타전은 (이)우석이 형을 응원하려고 왔다. 우석이 형이 꼭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윤태형 씨는 “DB 선수들을 응원하려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이선 알바노의 열렬한 팬이다. 아직 원주에서는 올스타전이 열린 적이 없어 아쉽다. 내년 시즌은 원주에서 최초로 열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남자프로농구 구단 연고지 가운데 올스타전이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은 곳은 안양과 원주가 남았다. KBL 관계자는 “최근 4시즌 동안 대구, 수원, 고양, 부산 순서대로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다양한 지역을 순회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인연이 닿지 않은 곳에서도 팬들과 만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직=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