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모인 명의] 이준녕 포항세명기독병원 과장 “지역에서도 전립선암 수술 얼마든지”

비뇨기종양 스페셜리스트가 포항에 새 둥지를 틀었다.

 

최근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이준녕 비뇨의학센터 과장은 경북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다양한 비뇨기종양 중에서도 전립선암 분야의 명의로 꼽힌다. 전립선암 로봇수술로 불리는 ‘로봇보조 근치적 전립선절제술(로봇전립선암수술)’ 역시 집도만 400례 포함해 보조까지 총 1,400례 이상 시행했다.

 

이 과장은 진료를 시작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장암 수술도 마쳤다. 이는 포항 지역에서 이뤄진 첫 복강경 신절제술이었다.

-포항세명기독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까지 대구를 벗어난 적 없는 ‘대구 사나이’다. 직전까지 경북대병원에서 근무했다. 그럼에도 포항행을 결심한 것은 새로운 시작을 통해 지역의료를 끌어올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환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의료환경을 변화시키고 싶다. 대학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얼마든지 암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수많은 병원 중 포항세명기독병원을 선택한 것은 경영진이 보여준 적극적인 투자와 인프라 확충 의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겨주셨다. 최신 로봇수술 장비 도입은 물론, 의료진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제가 필요한 환자가 상당히 많이 있고, 양질의 진료를 지원해주실 병원 경영진과 동료들이 있어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지금의 세명기독병원은 의사 인프라와 자본이 완벽한 드물고 귀한 상황이다.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는 생각에 부담이다(웃음).”

 

-부임 후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신장암 복강경 수술을 집도해 지역 내 이슈가 됐다.

 

“복강경으로 신장암 수술(복강경 신절제술)을 시행했다. 70대 여성 환자분이셨는데, 수술이 잘 끝나고 퇴원하실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환자의 만족이 가장 큰 동력이다.”

 

-사실 로컬병원에서의 암 치료는 드물지 않나. 환자들이 대학병원 이외에서 암 치료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한번 암환자가 되거나 암환자 가족이 되어본 분들은 아실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좋은 데’ 라고 하면 모호하다. 어쨌든 큰 병원을 떠올린다.

 

일부 환자는 ‘서울에서 다시 진료 받아보시겠다’고 하시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의료지식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로컬병원에서의 암 치료는 지식을 펼칠 수 있는 진단장비‧치료장비를 갖추고 있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여기에 인력 문제도 한몫한다.

 

충분히 좋은 장비와 환경, 인프라, 능력 있는 인재들이 모여있다면 정확하고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그래서 세명기독병원은 ‘최고의 병원’이다.”

 

-그렇다면 세명기독병원이 대학병원과 차별화되는 점은.

 

“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정확하고 빠른 진단과 치료다. 특히나 암이라면 더욱 그렇다. 우리 병원은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마쳤다. 예컨대 이번 달 중순 최신형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Xi’를 도입한다. 지역 최초다. 고난도 비뇨기 종양 수술도 가능해진다.

 

과거에는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한 영상 장비, 치료 장비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의료 기술 발전과 대중화, 그리고 특히 우리 병원의 적극적인 투자로 장비는 대학병원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고 더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더욱이 의료 사태로 인해 대학병원 진료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암은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라고 본다. 세명기독병원은 이같은 시간 문제에서 자유롭다. 거의 1주일 만에 외래-검진-진단-치료 단계를 마무리한다.

 

우리 병원에 계시는 의료진들이 모두 정말 우수하다. 의사들의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진단부터 수술, 항암과 방사선치료까지 한번에 가능한 이유라고 본다.”

 

-이번 부임과 함께 향후 포항에서의 전립선암 수술 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1년에 전립선암 로봇수술 100례 정도 집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전립선암의 경우 조만간 국내 남성암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인 목표로 숫자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세명기독병원에 오면 서울이나 대구 등 다른 병원을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되고 싶다. 가장 큰 목표다.”

-전립선암이 남성암 1위로 오를 것이라고 보시는 이유는.

 

“전립선암은 몇 년전부터 상당히 많은 수의 환자가 진단되고 있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암이 전립선암(39.6%)으로 나타났다. 다른 암에 비해 발생률이 빠르게 전립선암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머지않은 시점에 우리나라 남성암에서 1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전립선암의 척도로 여겨지는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가 국가검진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다. 조기 검진이 도입되면 진단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조금 더 질환이 빠르게 서구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일본은 전립선암은 남성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로봇보조근치적전립선절제술을 400례 이상 집도하셨다. 보통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 치료로 알고 있다. 포항에서도 이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인가.

 

”로봇수술은 의사로서 전립선암 연구에 몰두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전립선암은 수술, 방사선, 약물치료 등 다양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한다. 이런 무기들을 잘 쓰는 장수가 돼야겠다는 게 어린시절 의사 초년생일때부터의 생각이었다.

 

전립선암의 수술적 치료는 전이가 없는 환자에서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이, 건강상태, 질환의 상태를 파악하고 국소 혹은 국소진행성전립선암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 당연히 포항에서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기에 제가 여기에 왔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대한소아비뇨의학회 이사를 지내셨다. 학술상도 다수 수상하셨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논문쓰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연구의 이유가 중요하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사는 인종과 지역에 따라 질환과 치료 경과가 조금은 다르게 나타난다. 대부분 우리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외국 서구권의 인종과 질환에 대한 자료이다. ‘과연 우리나라 환자를 그들과 똑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연구를 하게 되고 논문을 쓰게 되는 이유다.

 

한국인은 고위험도를 가진 전립선암이 많다. 내가 직접 진료하는 환자에서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시행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연구에 몰두했다. 그 결과 운이 좋게도 상을 받을 수 있게 된 듯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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