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아역 하나] 박은빈·심은경·유승호…K-컬쳐 이끈다

‘잘 키운 아역 배우, 열 성인 배우 안 부럽다.’

 

최근 방송가와 영화계는 아역 발굴에 진심이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이들이 성인 연기자로 성장해 K-콘텐츠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2022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6% 증가한 약 7308억원이었다. 2022년 기준 K-콘텐츠 산업 전체의 수출액은 약 17조3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2차 전지와 전기차 등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콘텐츠가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문체부가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선제적인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K-콘텐츠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하며 “문화예술 저작권 무역수지에서도 역대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성과의 이면에는 아역 배우부터 시작해 내공을 탄탄하게 쌓아온 베테랑들의 활약이 한몫했다. 안성기·김혜수·장서희를 필두로 장근석·문근영·유승호·박보영·심은경·김소현·김향기·여진구·고아라·박은빈·남지현·오승윤·진지희 등 세대를 불문한 아역 출신 스타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TV, 영화, OTT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활약한 덕에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도가 두터워졌다.

 

특히 박은빈이 주연을 맡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아역 출신 배우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작품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렸다. 신생 케이블 채널 ENA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이 드라마는 마지막 16회에 17.5%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매출은 설립 이래 역대 최대치인 719억원, ENA 채널 운영사 스카이TV는 2분기 153억원의 광고수익을 기록,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수익을 올렸다. 드라마 우영우가 입소문을 타면서 광고단가가 높아졌다.

 

또 당시 2395만의 시청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비영어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세계 3대 방송 시상식으로 불리는 국제에미상 시상식에 출품되기도 했다. 덕분에 미국·일본·중국·터키·필리핀·독일 등 전 세계 업체 수십 곳에서 리메이크 제안을 받은 상황이다. K-콘텐츠의 파워를 보여준 좋은 예가 됐다.

 

데뷔 27년 차, 쌓아온 연기 내공이 빛을 봤다. 우영우는 작품의 흐름을 읽는 눈, 희화 논란 없이 표현하는 연기력이 필수였다. 박은빈은 삼고초려 끝에 출연을 승낙했다.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는 박은빈을 섭외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유 감독은 “많은 분이 봐서 알겠지만 우영우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 박은빈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도 부담을 느낄 만큼 쉽지 않은 역할”이라며 “출연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을 때, 그가 아니면 (드라마를 찍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승낙을 받기 위해 1년을 기다린 것”이라고 돌아봤다.

 

K-콘텐츠가 사랑받는 만큼 아동 청소년 배우가 참여하는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시장의 성장 속도만큼 미성년 배우들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 이에 문체부는 이와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등을 고려해 실태조사와 의견수렴을 거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다.

 

문체부가 발표한 ‘대중문화예술산업 종사자가 알아야 할 아동·청소년 권익 보호 지침(가이드라인)’에는 ▲적용대상·범주 정의 및 미성년 예술인 보호 일반원칙 ▲대중문화예술 분야 예술인 보호 관련 법령 ▲제작 과정별 준수사항 및 침해사례 ▲제작 현장 점검표(체크리스트) 등이 포함됐다. 또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규정된 제한 시간 준수, 건강권·인격권·학습권·수면권 등 권리별 필요 보장 조치, 수익금 분배요청권·사용권을 명시하는 등 구체적 내용을 담았다.

 

박은빈이 출연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아역 출신 배우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드라마는 마지막 16회에 17.5%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고 세계 3대 방송 시상식으로 불리는 국제에미상 시상식에 출품되기도 했다. 아역 출신의 배우가 성장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K-콘텐츠의 글로벌화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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