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살이 중 마주친 ‘혼돈의 밤’… 파에스 감독 “처음 겪는 일, 메시지 정말 많이 받았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다들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더라.”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의 마우리시오 파에스(브라질)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도자 커리어 처음으로 V리그 팀을 맡았다. 당연히 한국 생활도 처음이다. 지난 여름 입국해 점차 리그 스타일과 전국의 배구장, 경기 일정들이 몸에 익고 있다. 4일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를 앞둔 지난 3일 밤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경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 정치계에 불어닥친 깜짝 ‘계엄 선포’가 파에스 감독을 살짝 당황하게 만들었다.

 

삼성화재전을 앞두고 만난 사령탑은 “어젯밤에 (선수·지도자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프랑스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 다들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더라”며 “저도 사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른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막상 오늘 서울을 나와보니 다른 게 있는 느낌은 아니다. 모든 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고 옅은 미소를 띠었다.

 

우리카드 선수단이 득점을 올리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외적인 요소와는 상관없이, 필승을 노려야 할 때다. 6승5패, 승점17을 쌓은 3위 우리카드는 4위 삼성화재(4승7패·승점15)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 이어 오는 7일 대전에서 곧장 3라운드 경기까지 펼치는 2연전의 중요도가 여느 때보다 높은 이유다.

 

파에스 감독은 “승점 차이는 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또 상대 김준우가 좋은 선수다. 우리가 얼마나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임하는지가 중요하다. 얼마나 우리 걸 만들 수 있는지, 서브나 블로킹에서 1~2개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를 강조했다”며 “상대의 기술 수준도 높다. 선수들이 가슴에서부터 진심으로 경기를 대하고, 팀으로서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가운 소식은 있다.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미시엘 아히의 자리를 대신할 새 외인 두산 니콜리치가 이날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파에스 감독은 “일요일 밤에 입국했고, 한국에서의 플레이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모든 걸 공유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다만 멀리보고 접근하려 한다. 오늘 당장 에너지를 소모하게 할 생각은 없다. 비자 업무 때문에 어제 일본을 다녀오면서 아직 선수단과 함께 정상 훈련을 하지 못했다. 물론 뛸 준비는 되어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귀띔했다.

 

우리카드 새 외인 두산 니콜리치. 사진=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 제공

 

장충=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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