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정재훈 코치가 지켜본 아기호랑이들… “김태형·양수호, 1군 경쟁력 보인다”

KIA 김태형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캐치볼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뜨거운 ‘아기호랑이’들이 온다.

 

무등골 호랑이들의 포효로 물들었던 2024시즌, 그 뒤를 이을 다음 해도 KIA의 강세를 점치는 목소리는 크다. ‘V12’에서 두드러졌던 마운드의 ‘젊음’ 때문이다. 정해영, 곽도규, 김도현, 황동하 등이 찬란히 빛났다. 한국시리즈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이의리, 윤영철 등의 존재감도 마찬가지다. 최근 드래프트 픽이 꾸준히 적중했으며, 여기에 심혈을 기울인 맞춤형 육성이 어우러진 결실이었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아기 호랑이’ 타이틀을 쥐어간 루키들이 바통을 이으려 한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을 지켜봤던 정재훈 KIA 투수 코치는 “투수 파트는 신인 4명이 함께 했는데, 그중에서는 (김)태형이랑 (양)수호가 내년에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닐까 싶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KIA 정재훈 코치가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방문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덕수고 출신의 우완 김태형은 이미 친숙한 이름이다. 2025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에 이미 큰 기대감이 걸려있다. 고교시절 최고 153㎞의 패스트볼을 뿌렸고, 청원고 상대 노히트노런,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활약 등으로 눈도장을 찍어왔다.

 

정 코치는 “마무리캠프라 연습경기나 청백전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며 “불펜 피칭을 지켜본 결과, 무엇보다 본인의 몸을 잘 다루고 컨트롤할 줄 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힘을 쓰는 구간도 설정이 잘 돼있고, 릴리스포인트도 안정적이다. 1라운드답게 기대해도 될 만한 모습”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촉망받는 ‘선발’로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정 코치는 “고교시절에도 선발 경험이 많았고, 분명 경쟁력이 있다. 앞으로 충분히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감”이라고 강조했다.

 

KIA 양수호(왼쪽)이 지난 9월 진행된 신인 선수 입단식에서 최준영 KIA 대표이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함께 두각을 나타낸 양수호도 매력적인 카드다. 공주고를 나와 4라운드 35순위에 지명된 우완 사이드암이다. 사실상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구 폼으로, 고교 선배 곽도규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코치는 “공 자체가 타자들이 치기 힘든 스타일이다. 흔히 지저분한 공, 사나운 공이라고 한다. 크로스 스텝으로 던지기 때문에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도 좋다”며 보기 드문 폼에서 장점을 찾았다. 이어 “분당회전수(RPM)도 2700까지 나오더라. 힘이 느껴지는 공을 뿌리는 만큼, 향후 중간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IA 정재훈 코치(오른쪽)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김기훈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부푸는 기대감, 하지만 정 코치는 동시에 조심스럽다. 그는 “모든 신인이 그렇듯 변수는 많다. 기대가 큰 건 맞지만, 조급하지 않아야 한다. 현 전력상 당장 신인들이 해줘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빠르면 내년에 1군에 보탬이 될 정도를 목표치로 잡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훈련의 이름은 마무리캠프였지만, 이 선수들에게는 프로로서 시작을 알리는 캠프였다. 길게 보며 하나씩 배워가는 단계”라며 “자신의 상태를 체크할 줄도 알아야 하고, 선택과 집중의 요령도 습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프로에 걸맞은 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캠프에서도 후반부에 체력이 조금 달리는 모습이 보였다. 선수들에게도 이 점을 강조했고 본인들도 실감하고 있더라. 앞으로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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