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절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프로야구 두산이 2025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재빠르게 마쳤다. 전원 새 얼굴로 총액 300만달러를 꽉 채워 내년을 준비한다. 속속 발표된 면면을 들여다보면 상위리그 출신의 굵직한 이름들이다. 당장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 절차를 마무리했다. 좌완 콜 어빈, 우완 토마스 해치, 외야수 제이크 케이브를 차례대로 영입한 두산이다. 눈치싸움이 난무하는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속도감’ 넘치는 행보로 대어들을 낚았다는 평가다. 구단 관계자는 “3명 모두 국내·외 아시아 구단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던 건 사실이다. 선수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면서 마음도 얻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싶다”고 전했다.
마운드에는 어빈, 해치 좌우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그중 어빈은 빅리그 ‘10승 투수’ 출신이다. 2021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32경기를 선발로 나서 10승 15패 평균자책점 4.24(178⅓이닝 84자책)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29경기(16선발)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111이닝 63자책)을 마크한 현역 빅리거다. 소식을 전달받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어빈의 영입이) 솔직히 성사될 줄 몰랐다. 그만큼 좋은 투수가 합류했기에 기대가 크다”고 반색했을 정도다.
최고 154㎞의 직구를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해치도 눈여겨 볼 선수다. 2020년 데뷔 후 빅리그 통산 4시즌 성적은 39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4.96(69이닝 38자책)이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통산 9이닝당 볼넷 2.9개로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다.
올 시즌부터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려 일본으로 향했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서는 5경기 평균자책점 7.36(22이닝 18자책)으로 다소 부진했다. 다만, 2군에서는 15경기 평균자책점 2.36(72⅓이닝 19자책)을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낙차가 있었다. KBO리그에서 새 도전과 함께 반등을 노린다.
지난 26일 케이브의 합류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당초 기존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의 재계약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잔류가 불발됐다.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낙점된 선수가 케이브였다.
이미 3년 전부터 두산의 외국인 선수 영입 후보 리스트 최상단에 위치했다. 오랜 구애에 마침내 함께하게 된 인연이다. 올 시즌까지도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1(323타수 81안타) 7홈런을 기록한 현역 빅리거다.
올겨울 NPB 팀들과의 영입 경쟁 끝에 결국 두산이 웃었다. 넓디넓은 잠실 외야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다. 공수에 걸쳐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 또한 강점이다. 2025시즌 ‘허슬두’ 재현에 혁혁한 기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활을 걸었다. 어느덧 이승엽 감독의 임기 마지막 해를 앞뒀다. 앞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조기 탈락의 아쉬움을 겪은 뒤 절치부심과 함께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외인 선수 농사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도 그럴 게 올 시즌 팀을 거쳐 간 외국인 선수는 무려 6명(투수 4, 타자 2)이나 된다. 특히 투수진에서는 브랜든 와델(7승·평균자책점 3.12), 라울 알칸타라(2승·4.76), 조던 발라조빅(2승·4.26), 시라카와 케이쇼(2승·6.03) 모두 부상과 부진에 크게 흔들렸다. 후반기 순위 경쟁이라든지, 기세 싸움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두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김태룡 단장 진두지휘 아래 새 외인 선수 영입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사령탑인 이 감독도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진을 비롯해 프런트에서 엄청난 고생을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비상을 꿈꾸는 곰 군단이 과연 새로운 ‘날개’를 달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