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 자신의 시대를 공표한 김도영, 가장 밝은 별로

KIA 김도영이 2024 KBO리그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후,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최고의 별, 김도영이다.

 

프로야구 KIA의 ‘슈퍼스타’ 김도영이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대망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총 101표 중 95표를 얻어 득표율 94.06%를 찍었다. 1982년 박철순(OB)에 이은 역대 2번째 만장일치까지 노려봤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대신 2022년 이정후(득표율 97.2%)를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남기며 영광의 트로피를 들었다.

 

사실상 정해져 있던 수상이다. 올해 141경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리그 3위) 38홈런(2위) 109타점(공동 6위) 143득점(1위) 40도루(4위)로 날아다녔다. 장타율 0.647(1위)과 출루율 0.420(3위)을 더한 OPS도 1.067(1위)을 찍었다.

 

사상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5번째 전반기 20-20클럽 가입,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클럽 달성 등 MVP에 걸맞은 굵직한 발자국도 쏟아졌다. 어떤 이견도 없었던 김도영의 대관식이었다.

 

KIA 김도영이 2024 KBO리그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최고의 별답게 과감하게 선택한 하얀색 수트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상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어제(25일) 서울에 와서 피팅을 해봤다. 조금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주변 반응이 괜찮아서 고르게 됐다”며 “아직 어린 나이기도 하고, 가장 큰 시상식이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부상으로 얻은 ‘The Kia EV9’ 차량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EV9은 제가 탈 수 있으면 타려고 한다. 지금 타고 있는 EV3는 누나가 너무 탐을 내서 누나를 줄 것 같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귀띔했다.

 

KIA 김도영이 2024 KBO리그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얻은 ‘The Kia EV9’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인상적이었던 수상 소감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수상 직후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차는 그런 날들이”라며 자신의 유행어를 언급한 후 ”그때 누군가 제게 ‘너를 믿어라. 나중에 누군가는 너를 보며 위안을 얻을 거다’고 해주신 말이 기억 난다. 그런 날들이 떠오르는 사람들이 지금의 저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감동적인 멘트를 꺼냈다. 마지막으로는 “저는 올해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라는 진심도 잊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도영은 “요즘 시상식이 많지 않나. 배우분들 소감을 인상 깊게 봤는데, 그 중에 박보영씨가 했던 ‘밤을 오랫동안 맞이하고 계신 분들이 꼭 아침을 보시면 좋겠다‘고 하는 걸 봤다“며 “그처럼 남들과 다르게 마음을 울리는 인터뷰를 하고 싶어서 누나들과 상의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한 시즌을 돌아본 그는 “오히려 40-4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뿌듯한 시즌이다. 만약 성공했다면, 정말 건방 떠는 말이 아니고 스스로 야구를 너무 쉽게 봤을 것 같다”며 “앞으로 이 기록 달성을 위해 더 큰 노력을 하겠다. 매 타석 신중하고, 야구를 더욱 진중한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띄워보냈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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