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명가’ 전북, 마지막 희망은 승강 PO

전북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최다인 9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가 벼랑 끝으로 몰리며 추락 위기에 놓였다. 마지막 희망을 살릴 수 있을까.

 

프로축구 K리그1의 명가 전북은 올 시즌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리그 10위(승점42·10승12무16패)로 마감했다.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9)의 강등이 확정된 가운데 전북과 11위 대구FC(승점 40)는 K리그2 구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잔류할 수 있다. 지면 강등이다.

 

대진표는 확정됐다. 대구는 K리그2 2위에 오른 충남 아산과 격돌한다. 오는 28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1차전을 치른 뒤 12월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최종 2차전에 나선다. 전북은 K리그2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의 기회를 잡은 서울 이랜드FC와 맞붙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투(ACLT)로 일정에 따라 오는 12월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1차전을 치른 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에 나선다.

 

늘 리그 정상권에 자리했던 전북에는 낯선 풍경이다. 사상 최초 K리그 5연패(2017~2021년)의 금자탑을 세우면서 적수 없는 최강팀을 군림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명성이 무너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22시즌 2위, 2023시즌 4위로 주춤한 뒤 올 시즌 날개가 완전히 꺾였다. 2006년 11위에 머문 이후 최저 성적표이자 2012년 상하위 스플릿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몰락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구단의 지원 문제는 아니다. 전북은 지난해 선수단 연봉으로 쏟은 돈은 198억767만7000원을 기록했다. K리그1·2 25개 구단 통틀어 단연 1위다. K리그1 연봉 최하위 광주FC(59억5067만6000원)에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수 김태환과 미드필더 이영재, 권창훈 등 국가대표급 선수를 영입했다.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인 티아고와 에르난데스까지 데리고 왔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이승우를 품었다.

 

김두현 전북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장에서는 위닝 멘탈리티 실종과 잦은 감독 교체를 꼽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는 “왕조를 구축했을 때 전북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던 팀이었다. 선수 개개인의 면모도 뛰어났지만, 조직력이 최강이었다. 자부심이 넘쳤던 모습”이라며 “지금은 조직력을 찾을 수가 없다. 공수 밸런스가 깨졌다. 자존심만 남아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잦은 감독 교체에 따른 전술 일관성 저하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은 2023시즌 초반 부진에 김상식 전 감독이 사퇴했고, 이어 지휘봉을 잡은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 역시 올 시즌 초반 부진에 팀을 떠났다. 어렵게 김두현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으나, 반전은 없었다. 2시즌 동안 3명의 지휘자가 오갔고, 전술적 완성도 역시 떨어졌다는 평가다.

 

벼랑 끝에 선 전북이 이랜드FC와의 맞대결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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