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韓 골프, 13년 만 LPGA 최소승… 임진희도 신인왕 불발

양희영이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 후,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태극낭자들의 2024시즌, 아쉬움을 안고 퇴장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이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시작한 11개월 대장정의 마무리, 하지만 한국 골프는 웃을 수 없었다. 총 33개 대회에서 단 3개의 트로피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다가올 2개월 남짓의 비시즌에서 재충전이 절실하다.

 

◆‘3승’

 

LPGA 투어 무대에서 늘 강자로 군림해왔던 한국 골퍼들은 올해 어깨를 펴지 못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개막전 포함 15개 대회에서 우승이 터지지 않았다. 박세리의 LPGA 투어 진출(1998년) 이후 2번째로 긴 침묵이었다.

 

이 부문 최장 기록은 1999년에 나왔다. 당시 박세리가 시즌 19번째 대회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야 우승을 신고했다. 올해가 그 뒤를 이었으며, 박지은이 시즌 16번째 대회 캐시아일랜드 그린스닷컴 클래식에서야 우승한 2000년과는 어깨를 나란히 했다. 

 

24년 만에 나온 우승 가뭄, 해갈에 나선 주인공은 양희영이었다. 지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퀸’에 등극하면서 16번째 대회에서 한국 첫 승리를 빚었다.

 

유해란이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FM 챔피언십에서 개인 통산 2번째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지난해 LPGA 신인왕 유해란이 바통을 받았다. 9월 FM 챔피언십에서 고진영과의 연장 접전을 뚫고 시즌 첫 승, 통산 2승을 신고했다. 이어 지난 10일 끝난 롯데 챔피언십에서 김아림이 행운의 홀인원을 앞세워 2020년 12월 US여자오픈 이후 3년 11개월 만의 짜릿한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한국의 승전보는 거기까지였다. 최종전에서도 안나린이 5위로 가장 높은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시즌 3승은 2011년(유소연·최나연·박희영 각 1승) 이후 13년 만에 나온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시즌 최소 우승이다. 박세리의 LPGA 투어 진출 이후 역대 최소 우승은 2000년의 2승이다. 분명 쉽지 않은 2024시즌이었다.

 

◆무관의 아픔

임진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더 안니카 드리븐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고진영(세계랭킹 9위)의 부진이 아쉽다. 2017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15승, 7년간 매년 최소 1승씩 올려왔던 그는 올해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통산 6승의 김효주(랭킹 21위)도 트로피 없이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개인 타이틀과도 연을 맺지 못했다. 2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왕에 도전했던 임진희가 레이스에서 석패했다. 더 안니카 드리븐 준우승으로 1위 사이고 마오(일본)를 맹추격했지만,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공동 42위(4언더파 284타)에 그치고 말았다. 마오가 공동 25위(8언더파 280타)로 더 좋은 성적을 내면서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가장 꾸준한 활약으로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6위까지 올라선 유해란은 평균타수 1위를 노렸다. 하지만 최종전 6언더파 282타로 주춤한 끝에, 평균 69.989타를 찍은 후루에 아야카(일본)에 0.01타 차 뒤진 70타로 타이틀 쟁취에 실패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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