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안준호 농구대표팀 감독 “뼈아픈 높이·피지컬 차이”

24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4차전 호주와 한국의 경기, 한국 안준호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상은 했지만, 역시 높이와 피지컬 (차이)가 많이 아프네요.”

 

한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24일 경기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호주전에서 75-98로 패했다. 1쿼터의 좋은 기세(19-19)를 이어가지 못한 채 끝내 23점 차의 쓰라린 완패다.

 

이우석(17점), 이현중(14점) 등의 분전도 있었지만, 불리한 형세를 뒤집는 건 역부족이었다. 안준호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투지와 집중력을 펼쳤다. 다만 2, 3쿼터에서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면서 무너진 게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24일 호주전을 마친 뒤 취재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준호 농구대표팀 감독(사진 왼쪽), 이현중(사진=김종원 기자)

호주는 FIBA 남자 세계 랭킹 7위에 빛나는 강팀이다. 그만큼 경기 전부터 상대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피지컬을 경계했던 대표팀, 그럼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안 감독은 “한국에서 열린 홈 경기라서 우리 팬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이어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높이와 피지컬이 많이 아팠다. 이전 인도네시아전보다 좋은 투지와 집중력을 유지했는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숙제가 생겼다. 내년 2월에 예정된 아시아컵 윈도우3 및 8월 아시아컵을 염두하고 취약점들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다. 사령탑은 4쿼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향해 칭찬도 잊지 않았다.

 

또 승패에 대한 책임은 감독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오늘 경기만큼은 감독으로서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었다. 선수들 모두 열흘이라는 짧은 소집 기간 동안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4차전 호주와 한국의 경기, 한국 이현중이 3점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인터뷰에 동석한 이현중을 향해서도 “긴 시간 비행기도 타고 고생했다. 팀에 여러모로 좋은 시너지를 줬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3년 만의 국가대표에 승선해 국내 팬들 앞에 선 이현중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팬께서 경기장을 찾아주셨는데, 승리로 보답하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한 까닭이다. 또한 기대에 걸맞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한 자신을 두고 자책의 목소리를 거듭 이어갔다.

 

대표팀 합류 후 볼 핸들링, 리바운드 등 다양한 역할을 도맡았다. 201㎝ 장신인 이현중이 센터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공권 측면에도 힘을 줬다. 그러면서 장기였던 3점 슛도 흔들린 감이 있다. 이날 호주전에서는 3점 슛을 4차례 시도해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슛적인 측면에서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다”는 이현중은 “호주 리그에서는 슈터로 제한된 역할만 받았다면 대표팀에서는 리바운드나 치고 넘어오는 것도 많이 수행했다. 이거는 내가 또 넘어서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4일 한국전을 마친 뒤 취재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이콥 챈스 호주 농구대표팀 감독(사진 왼쪽), 크리스 굴딩(사진=김종원 기자)

한편,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승장 제이콥 챈스 호주 감독은 “즐거운 경기였다”며 “한국이 강력한 수비를 앞세우다가도 어느 순간 분위기를 타면 무서워진 팀이란 걸 알고 있었다. 3쿼터(26-17)가 그랬다. 그걸 잘 제어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31점 맹활약을 펼친 1988년생 베테랑 크리스 굴딩 역시 “많은 관중 앞에서 좋은 팀인 한국 상대로 이겨 기분이 좋다. 한국이 아주 터프하게 나왔는데, 우리가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낸 게 승리 비결”이라고 바라봤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고양=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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