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까지 바라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의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한국은 승점 13(4승1무)으로 1위에 올라있고, 팔레스타인은 승점 2(2무3패)로 6위에 처져 있다. 지난 9월5일 당한 무승부(0-0) 복수의 기회이자 월드컵 본선 진출 8부 능선을 넘을 기회다.
‘젊은 피’들에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분류되는 팔레스타인의 기를 초반부터 꺾는다면, 젊은 피들에게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쿠웨이트와의 6차전(3-1 승)에서 후반 교체로 이태석(포항)과 이현주(하노버)가 투입됐다. 둘 다 많은 시간을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현주는 이재성(마인츠)과 교체돼 2선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며 영리한 볼 터치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태석은 이명재(울산)를 대신해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서 몸을 날리는 등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더불어 이태석은 아버지 이을용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 사상 세 번째 부자 국가대표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수장의 칭찬도 받았다. 경기 후 홍 감독은 둘에 대해 “후반에 들어가 데뷔한 선수들은 투입된 시간대가 굉장히 어려웠지만, 자기 역할들을 잘해냈다”며 “전체적으로 좋은 데뷔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팔레스타인전 출전도 기대해볼 수 있는 평가였다.
홍명보호는 이번 3차 예선을 통해 세대교체를 위한 초석을 잘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9년생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2001년생 오현규(헹크), 2003년생 배준호(스토크시티)가 대표적이다. 오세훈은 조규성의 부상으로 생긴 최전방 공백을 A매치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며 착실하게 메웠다. 배준호 역시 손흥민(토트넘)이 빠진 10월 A매치부터 왼쪽 윙어 자리를 채우며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2도움)를 기록하는 등 훨훨 날았다.
사실 발탁됐다고 바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은 아니다. 승리가 필수인 무대에서 ‘새내기 선수’를 출전시키기는 쉽지 않다. 훈련 과정에서 사령탑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며, 운까지 따라줘야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 홍 감독은 그동안 양민혁(강원), 최우진(인천), 권혁규(하이버니언) 등을 발택했으나 출전시키지 않았다. 결국 준비와 운 모두 갖춘 자만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전에서 새 얼굴 찾기는 기대해볼 만하다. 월드컵 진출을 위한 고비는 어느 정도 넘겼다고 볼 수 있고, 홍 감독 역시 꾸준히 세대교체를 강조하며 선수 관리와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봉수(김천 상무)나 이기혁(강원)도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수 있으며, 이태석과 이현주도 또 한 번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홍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 번뜩이는 플레이를 자랑한다면 오세훈, 배준호처럼 꾸준히 잔디를 밟을 수 있다. 선의의 경쟁을 펼쳐 살아남아야 한다. 신예의 등장은 대표팀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예선 통과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홍 감독이 팀을 운용하는 데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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