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의 아픔을 지우긴 힘들지만, 승리로 대회를 마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앞서 대만과 일본에 연달아 패했던 한국은 일찌감치 슈퍼라운드 진출이 불발됐다. 휴식일이었던 전날(17일) 대만이 호주를 잡고, 일본이 쿠바를 잡으면서 실낱같은 경우의 수가 소멸됐다. 개최 3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호주전에 임한 배경이다. 결과를 뒤집을 수 없는 환경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태극전사들은 그나마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대만전에서 2이닝 2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던 고영표가 이번에는 3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뒤를 이은 불펜진은 2점을 내줬지만, 끝내 승리를 지켜냈다.
‘슈퍼스타’ 김도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무려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날아다녔다. 대표팀이 얻은 5점 중 4점이 김도영의 손에서 나왔다. 3회말 1타점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깼고, 4회에도 3-0으로 격차를 벌리는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백미는 시원한 홈런포였다. 2점의 추격을 허용한 6회말 3-2 상황, 2사 1루에서 호주 불펜 샘 홀란드에게 호쾌한 투런포를 뽑아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14일 쿠바전 멀티홈런(만루포·솔로포)에 이은 대회 3호 홈런이었다.
대회 개막 이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몰고 다녔던 김도영이다. 올 시즌 국내 최초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던 그의 활약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한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기대에 걸맞은 성적표를 남겼다. 5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412(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출루율 0.444, 장타율 1.059를 엮어 OPS 1.503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내비쳤다.
김도영의 ‘원맨쇼’ 덕에 한국은 3승2패, B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일본은 4승 무패로 한 경기를 남긴 가운데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을 잡아낸 대만이 3승1패로 2위에 올라 남은 한 장의 슈퍼라운드 티켓을 챙겼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한국 선수단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을 알릴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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