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말고는 답이 없다… 또 ‘日 최고 투수’ 만나는 류중일호, 운명 걸린 한일전

한국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를 마친 류중일 감독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슈퍼라운드를 위해, 꼭 이겨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일본과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앞선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대회 첫 단추였던 13일 대만전을 3-6으로 패했지만, 14일 열린 쿠바전에서 8-4 승리를 장식해 반전 계기를 마련해둔 상황이다. 대만전 선발이었던 고영표(KT)가 만루포, 투런포를 허용하며 아쉽게 고개를 떨궜지만, 쿠바전에서 ’슈퍼스타’ 김도영(KIA)이 만루포와 솔로포를 터뜨리는 괴력으로 류중일호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다만, 상황은 썩 여의치 않다. B조에 일본, 대만,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함께 편성된 한국이 일본 도쿄에서 열릴 슈퍼라운드로 향하기 위해선 반드시 조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조 1위가 세계랭킹 1위 일본에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만과 2위를 다퉈야 했다. 그러나 대만과의 맞대결을 지면서 먹구름이 낀 것. 심지어 대만은 한국을 꺾은 후, 14일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선발 황즈펑의 6이닝 노히트 완벽투를 앞세워 2연승을 구가했다.

 

2024 WBSC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쿠바전 완승에도 류중일 감독이 마냥 웃을 수 없던 이유다. 다른 방법은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일본을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 여기서 패하면 일본과 대만이 2승으로 B조 공동 1위로 치고 나간다. 1승2패가 될 한국은 그만큼 슈퍼라운드와 멀어지게 된다.

 

한국을 가로막은 산은 결코 낮지 않다. 일본은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이자 양대리그 합해서도 선두에 오른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곤스)를 내세웠다. 2002년생의 우완인 다카하시는 올해 프로 4년 차를 맞아 올해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올해 21경기에 나서 12승4패로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특히 143⅔이닝을 소화하며 피홈런이 단 1개에 그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NPB 규정이닝 역대 최소 피홈런 신기록이다. 최고 156㎞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장점인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앞세운 결실이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최승용이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024 WBSC 프리미어12 2차 평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력한 상대를 넘어야 하는 류중일호다. 주눅들 건 없다. 앞서 쿠바전에서 선발로 상대했던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도 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빛나는 좌완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김도영을 앞세워 완벽하게 적을 무너뜨렸다. 박성한, 최원준 등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만큼, 이번에도 일본 투수 도장깨기에 나선다.

 

선발 중책은 두산의 젊은 좌완, 최승용이 맡는다. 올해 부상으로 인해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7월 말부터 팀에 돌아와 12경기 2승1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마크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KT와의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올라온 컨디션을 증명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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