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관광’ 연계 효과 어느 정도길래…韓도 힘쓴다

‘검은 신화: 오공’ 이미지. 게임 영상 캡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속에도 관광업을 살리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중국은 게임 지식재산권(IP)와 관광지의 협업으로 경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이웃나라의 관광업 회복세에 한국도 부지런히 협력을 모색하며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다.

 

10일 중국 시장조사연구보고서 포털사이트 관옌보고망 등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관광객 수와 수입이 최근들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관광객 수는 25억30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억1600만명이 감소했으나, 2023년 1~3분기 동안의 중국 내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억8000만명이 증가한 36억7400만명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동안 관광산업의 수입도 2조400억위안(2022년)에서 1조 이상 늘어난 3조6900억위안을 기록해 회복세를 보였다. 

 

해외 여행에 비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은 국내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 주요 소비층인 Z세대가 새로운 형태의 여행 문화를 만들면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콘서트, 애니메이션 행사 등을 중심으로 한 공연순례투어, 정보가 적은 비도시 투어 등이 사례다. 특히 게임 속 배경지에 직접 방문하는 콘셉트의 여행이 인기다. 이를 인식한 지방 정부는 게임 IP와 협업을 맺고 관광지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산시성은 중국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검은 신화: 오공(8월 출시)’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공은 최근 중국의 게임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기 게임이다. 흥행 덕에 중국 게임의 3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1% 뛰어오른 51억7천만달러(약 7조930억원)를 기록했다.

 

‘검은 신화: 오공’에 등장한 산시성 옥황묘 항금룡 조각상(왼쪽)과 실제 조각상 모습. 중국 펑파이 신문 

게임은 중국의 명소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는데, 게임 내 등장하는 36개 장소 중 약 27개가 산시성에 있다. 진성옥황묘, 시현소시천, 운강석굴, 응현목탑 등 유명 유적지들이 등장한다. 게임 출시 후 중국의 온라인 관광 서비스 플랫폼에선 산시성에 대한 검색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직접 방문한 관광객 수도 늘었다. 관광지 중 시시안샤오시톈에는 여름 동안 7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방문 경로를 파악한 설문조사에서 게임을 통해 관광지를 알게됐다고 답했다. 관광지가 관심을 받자 정부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산시성 문화관광청은 서유기 서사와 결합해 게임과 관련된 명소를 소개하는 등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3D 인터랙티브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러브앤딥스페이스’는 톈진, 구이린, 후베이 등 관광지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각 지역의 SNS 계정에 컬래버레이션 영상이 올라오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서울’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 

게임과 관광산업의 협업 움직임은 최근 한국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펄어비스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은 한국관광공사와 ‘K-게임 투어’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검은사막 세계관을 잇는 ‘아침의 나라’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 경복궁, 청주 상당산성, 진관사 등 명소를 체험 프로그램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게임의 이용 수명을 늘리면서 관광 수요도 덕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사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7월 국가유산청과 자연유산 홍보를 위한 캠페인 협력을 맺었다. 대표 IP인 ‘쿠키런’을 활용한 행사 등을 개최해 자연유산을 친숙하고 흥미롭게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와도 협력해 ‘로컬 어드벤처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 지역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는 취지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