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개막] 해설위원들 “만만한 팀 없어… 치열한 경쟁 전망”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를 마친 대한민국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뜨거웠던 프로야구의 열기, 국제대회로 이어진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격한다. 지난 2015년 초대 대회로 시작해 어느덧 3번째 대회를 맞이한 프리미어12는 오는 9일 개막해 이달 24일 결승전으로 마무리된다.

 

앞선 두 대회에서 우승(2015년), 준우승(2019년)을 한 차례씩 차지한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돔에서 대만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에 돌입한다. 조별리그 A조, B조를 거쳐 상위 2개 팀씩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또 슈퍼라운드 1, 2위 팀이 최종 결승전에 진출하고, 3, 4위팀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시작부터 쉽지 않다. 대표팀이 속한 조별리그 B조, 출전 팀 면면을 보면 모든 팀이 난적이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비롯해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호주 등 5개 팀과 같은 조다. 먼저 일본의 경우 지난해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출전 선수들이 최종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당시 예선전에서 한국 타선 상대로 7이닝 무실점 괴력투를 펼친 스미다 치히로(세이부)도 포함됐다. 소속팀 요코하마를 올해 일본시리즈(JS) 정상에 올린 내야수 마키 슈고도 경계 대상이다.

 

대만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왼손 투수 린위민이 돋보인다. 유망주 평가 기관 ‘MLB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애리조나 기대주 랭킹에서 투수 2위일 정도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 한국전에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어진 결승전에서도 다시 맞붙었고,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대표팀 내에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다. 고척스카이돔 국내 훈련 도중 취재진과 만난 국가대표 외야수 홍창기(LG)는 린위민을 가리켜 “내가 상대해본 적이 없지만, 동생들이 ‘그 선수 공이 정말 좋다’고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MLB 통산 56승에 빛나는 윌리 페랄타가 승선한 도미니카공화국부터 MLB 대형 내야수 출신 요안 몬카다, NPB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하나인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등이 포함된 쿠바가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다. 호주 역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한국 상대로 1라운드 첫 경기에 만나 7-8 일격을 가한 바 있다.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3회말 상무 선발로 출전한 대표팀 투수 곽빈이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성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어느 한 팀, 만만한 상대가 없다. 다른 팀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개막부터 정말 모든 팀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팀들과 맞붙는 것도 있지만, 또 지금 대표팀이 최정예가 아닌 것을 고려하면 많이 고전할 듯싶다”고 전망했다. 그도 그럴 게 류중일호는 대회 시작 전부터 적잖은 전력 이탈을 겪었다. 박세웅·강백호·김혜성 등이 군사훈련 일정으로 제외됐고, 문동주·원태인·손주영·구자욱·김지찬·김영웅 등이 부상으로 와르르 빠졌다.

 

김선우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도 슈퍼라운드 진출 난도가 무척 높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얼굴들이 나와 대표팀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은 “다행히 불펜에 젊고 유능한 선수가 많은데, 등판 및 교체 타이밍도 중요할 듯싶다. 단기전인 만큼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고 끌어갈 수 있는 ‘운용의 묘’가 관건”이라고 했다.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3회말 2사 1루 상황 대표팀 박동원이 타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성호 위원은 이번 대회 키 플레이어로 투수 곽빈(두산), 포수 박동원(LG)을 손꼽았다. 곽빈은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뿌리는 선발 투수다. 베테랑 박동원은 대표팀 4번 타자 겸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점을 주목한 장 위원은 “특히 단기전에서는 강력한 1선발이 마운드에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줄 필요가 있다. 곽빈의 구위를 기대한다. 또한 박동원의 경우 대표팀의 최고참으로 어린 선수가 많은 팀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지 그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위원은 “첫 경기(대만전)를 보면 확실해진다. 처음부터 페이스가 좋고 흥이 오른 선수가 나올 텐데, 그 선수의 기세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간다면 대표팀이 분명히 큰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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