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도전자→좀비’ FC안양, FC서울 만나러 간다 “1G 반드시 승리!”

FC안양 이태희(왼쪽부터), 이창용, 유병훈 감독, 김동진, 김다솔, 김정현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 시즌 K리그1에서 쉽게 강등당하지 않겠다.”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쾌한 농담이 오가며 웃음꽃을 피웠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엔 진지하고 당찬 문답이 오고 갔다.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뤄낸 FC안양의 기자회견이 7일 오전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진행됐다. 우승을 이끈 유병훈 안양 감독은 K리그1에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꿈을 이루기까지

 올 시즌 안양은 35경기 승점 62(18승8무9패)를 기록하며 K리그2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2일부터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지난 2일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0-0)를 거두며, 2013년 창단 첫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유 감독은 “다이렉트 승격은 감히 꿈도 못 꿨다. 시즌 중반기를 지나면서 상상을 하긴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꿈만 같다”며 미소 지었다.

 

 2022년 안양에 입단해 올 시즌부터 주장을 맡은 이창용은 “안양 역사에 선수들의 이름을 새길 수 있어 기쁘다”며 “개인적으로는 30라운드 때 부상을 당해서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다행히 팀 스포츠라서 동료들이 우승해 줬다. 덕분에 우승 선수, 우승 주장이 됐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부주장 김동진은 “처음에 안양으로 이적할 때 승격이라는 선물 드린다고 했는데 이룰 수 있어 기쁘고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당차게 K리그1 무대에 입성한다. 가장 먼저 6강 플레이오프(PO) 진입이 목표다. 유 감독은 “꽃봉오리 축구로 시작했는데, 부상 선수나 상대 견제로 쉽지 않았다. 내년에는 득점을 올리겠다. 도전자 정신은 가져갈 것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좀비처럼 1부에 남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FC안양 이창용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리그1에서 마주할 ‘연고 이전 더비’

 안양에겐 슬픈 기억이 있다. LG 치타스 시절, 구단이 갑작스레 FC서울로 변모하면서 팬들은 한순간에 응원하던 팀을 잃었다. 슬픔으로 모인 힘은 2013년 시민구단 FC 안양을 탄생으로 이어졌다. 안양이 승격을 확정하면서 내년 K리그1에선 FC서울과의 ‘연고 이전 더비’가 펼쳐지게 됐다.

 

 유 감독은 “서울을 우리 안방으로 불러들여 경기하는 게 팬들의 염원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우리 홈 경기가 한두 번 있을 텐데 팬과 시민의 마음을 담아 한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진은 “우리보다 팬들이 굉장히 기다릴 경기다. 이기기 위해 동계 훈련부터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막상 서울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앞서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안양과의 더비에 대해 “라이벌전이 너무 많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미적지근한 반응에 이창용이 화끈한 발언으로 기름을 붓는다. 그는 “김기동 감독님 기사를 봤다. 우리도 별로 신경 안 쓴다. 그 경기만 신경 쓰면 시즌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 그다지 큰 비중을 두고 준비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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