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집토끼 전원 단속을 노린다.
프로야구 KT의 올겨울, 말 그대로 ‘광속행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전력보강은 물론, 베테랑 투수 우규민과 잔류 계약을 맺으면서 FA 시장 1호 계약까지 이끌어냈다.
시작은 트레이드부터다. KT는 지난달 31일 SSG와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투수 오원석을 영입했다. 반대급부는 올 시즌 불펜에서 살림꾼 역할을 도맡았던 우완 투수 김민이었다. 한 해 동안 무려 71경기에 등판해 8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1차 지명 출신 선수다.
그런 선수를 내어줄 정도로 매력적인 카드를 데려왔다. 2001년생인 오원석은 지난 5시즌 동안 129경기에 등판해 530이닝을 던져 27승 34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한 이다. 2021년부터 시작해 매 시즌 20경기 이상을 선발 투수로 뛴 게 벌써 4년 연속일 정도다.
KT는 오원석의 합류로 고민거리였던 왼손 투수 뎁스를 단숨에 채웠고, 당장 선발진 보강 측면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뿐만이 아니라, 불펜의 빈자리도 채웠다. 나도현 KT 단장은 6일 통화에서 ”투수 최동환을 영입하면서 불펜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1989년생인 최동환은 인헌초-선린중-경동고를 거쳐 2009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에 지명돼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 뒤 불펜 자원으로 13시즌 동안 뛰었다. 2023년에는 정규리그 45경기 평균자책점 3.19로 활약했고, 한국시리즈(KS)에서도 1경기 무실점 투구를 펼쳐 LG의 통합우승에 이바지했다.
다만 올 시즌은 왼쪽 내복사근 부상에 시달리면서 부진에 휩싸이고 말았다. 26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6.95(22이닝 17자책)로 그쳤고, 시즌 종료 후 선수 스스로 방출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에 KT가 최동환의 손을 잡았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부 자유계약선수(FA) 단속으로 향한다.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렸다. KT는 6일 “우규민과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에 계약하며 동행을 이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남은 건 투수 엄상백, 내야수 심우준 둘이다.
국가대표 투수 엄상백은 자타공인 이번 FA 시장 선발 최대어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심우준 역시 마법사 군단 내야진의 대체불가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두고 나 단장은 “남은 내부 FA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면서 “이제 막 시장이 열린 만큼 카드를 맞추면서 조율하는 단계다. 어느 한 명에 우선순위를 두는 건 없다. 두 선수 모두 잔류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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