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이 악물었지만…고개 숙인 원태인 ‘2⅓이닝 조기강판’

사진=뉴시스/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3회초 1사 2, 3루 삼성 선발 원태인이 KIA 이창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이를 악물었지만….’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 원태인(삼성)에겐 아쉬움으로 남았다. 선발투수로 나서 호투를 펼쳤다. 악천후 속에서도 5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당시 투구 수는 66개. 얼마든지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하늘이 외면했다. 6회 초, 그것도 김헌곤의 솔로 홈런으로 득점의 물꼬를 튼 가운데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다. 결국 서스펜디드 경기(Suspended Game)가 선언됐다. 흐름이 뚝 끊겼다.

 

푸른 피의 에이스로서 묵직한 책임감을 느꼈다.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이어 KIA와의 KS까지. 하나둘 경기가 쌓이면서 마운드가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불펜진 피로도를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더 묵직한 구위를 선보이고자 했다. 수장의 기대치가 큰 것은 물론이다. 원태인은 대니 레예스와 함께 삼성에게 가장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차전 아쉬움이 있었기에 마음가짐을 더 굳건히 하고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어깨가 무거웠던 탓일까. 다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KIA 타선의 집요한 공격을 견디지 못했다. 26일 KS 4차전서 2⅓이닝 6피안타 3볼넷 6실점(6자책)으로 크게 흔들렸다. 1회 초부터 고전했다. 특히 김선빈과의 승부가 어려웠다. 첫 타석서 10개의 공을 던지고도 기어이 좌익수 뒤로 향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초반부터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배경이다. 타순을 한 바퀴 돈 다음엔 연속해서 네 타자를 출루시키는 등 더욱 어려웠다. 총 투구 수는 78개였다.

 

설상가상 몸에서도 살짝 이상 신호가 켜진 듯했다. 3회 1사 만루서 어딘가 불편한 듯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포수 강민호와 정대현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 트레이닝파트 등이 나서 상태를 살폈다. 더 이상 피칭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바통을 이어받은 송은범이 김태군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자책점이 확 높아졌다. 삼성 관계자는 원태인의 몸 상태에 대해 “오른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보호차원서 교체됐다.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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